제주도지사선거 대변인 설전 '위험수위'

제주도지사선거 대변인 설전 '위험수위'
"패륜적 작태" 등 정제되지 않은 논평 쏟아내
여론호도 목적 의혹 제기로 정치혐오 부추겨
  • 입력 : 2018. 05.29(화) 20:00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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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지방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제주도지사 예비후보의 대변인들이 위험수위에 도달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사실 검증이 쉽지 않은 무차별 의혹을 남발하고, 대변인들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까지 계속되자 선거 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한라일보가 지난 20일부터 28일까지 제주도지사 선거에서 양강구도를 형성 중인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예비후보와 무소속 원희룡 예비후보측이 상대후보를 비판하거나 상대후보측의 비판에 대응하기 위해 언론에 배포한 논평·성명·보도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문 후보는 15건, 원 후보는 24건으로 집계됐다. 각 후보측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이들 자료는 상대후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거나 사전선거운동 또는 관권선거 등의 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사법기관에 고발하고 있음을 알리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일부 대변인들은 정제되지 않은 표현으로 정치 혐오감을 부추기거나 주장하려는 내용과 무관한 사실을 적시해 본질을 호도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실제 원희룡 후보측 강전애 대변인은 민주당이 원 후보 모친 소유의 토지와 관련해 의혹을 제기하자 지난 22일 논평을 통해 "80대 노부모까지 선거에 끌어들이는 패륜적 작태", "민주당의 폭주하는 행태"라는 등의 수위 높은 표현을 써가며 공격했다.

강 대변인은 앞서 원 후보의 최측근 비리를 보도한 언론과 문 후보측 선거사무소 관계자를 검찰에 고발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에서 이 관계자가 현재 선거사무소 관계자인 사실은 언급하지 않은 채 현재는 아무 관계도 없는 특정 언론사 출신인 점을 부각시켰다. 강 대변인은 이어 당시 보도자료에서 "선거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언론사들의 악의적인 보도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도 밝혀 원 후보에 대한 비판보도를 싸잡아 사실상의 선거 개입 행위로 규정하기도 했다.

문대림 후보측 홍진혁 대변인도 22일 '원 후보·측근 도정농단의 끝은 도민과 법의 단죄뿐'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원희룡 예비후보와 측근의 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전개과정에서 본 '도정농단'의 결말"이라는 표현으로 원 후보를 깎아내렸다. 앞서 문 후보측은 "제주도청이 원 후보 놀이터인가?", "원 후보의 무책임하고 몰염치한 행위" 등의 논평에서도 원 후보를 향해 거친 비판을 쏟아냈다.

한 캠프 관계자는 "최근 각 후보 진영의 대변인들이 공식적인 자료에 담기 어려운 위험 수준의 발언을 쏟아내면서 상대 후보 진영을 자극하는 것은 일반적인 선거전으로 보기엔 지나치다"며 "무차별 의혹 제기에 더해 대변인들의 정제되지 않은 설전은 선거판을 막장싸움으로 이끌어 선거 후에도 도민사회를 분열시킬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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