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투어(Geo-Tour)시대 열린다/제주를 세계지질공원으로](10)거문오름용암동굴계-만장굴

[지오투어(Geo-Tour)시대 열린다/제주를 세계지질공원으로](10)거문오름용암동굴계-만장굴
교육·지질관광 만장굴 비공개 구간서 시범운영
  • 입력 : 2009. 06.17(수)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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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는 오는 22일부터 1주일동안 매일 두차례씩 만장굴 비공개구간 탐방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비공개구간인 제2입구에서 미로공원 방면 약 1.2km를 탐방하는 것이다. /사진=한라일보 DB

전문 가이드 동행 동굴 체험관광 새로운 시도
세계지질공원도 교육·지질관광프로그램 요구


세계자연유산인 만장굴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후보군에도 포함돼 있다. 만장굴은 세계자연유산지구인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상에 분포한다.

거문오름용암동굴계는 제주 북동부 구좌읍과 조천읍에 분포하는 용암동굴 시스템으로, 여기에는 만장굴, 김녕사굴, 용천굴, 당처물동굴, 벵뒤굴 등 제주의 대표적 용암동굴을 포함한다. 이 동굴들은 모두 20만∼40만년전에 거문오름으로부터 공급된 용암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만장굴이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중에서 세계지질공원 후보군에 포함된 것은 유일하게 일반에 공개되고 있는 동굴이기 때문이다. 세계지질공원의 핵심요소인 교육과 관광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공간이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중에서도 바로 만장굴이다.

만장굴은 용암동굴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지형이 잘 발달되어 있고 동굴의 진화과정이 잘 나타나 있다. 또 동굴 내부의 생성물과 특수지형 및 지물 등은 자연유산으로서의 가치가 크다고 세계적인 동물전문가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 세계지질공원으로서의 만장굴

지하세계의 만장굴이 비로소 베일을 드러낸 것은 1946년 당시 김녕교 교사였던 부종휴와 그의 제자들인 '꼬마탐험대'의 답사를 통해서였다. 부종휴는 해방직후인 1946년 그가 교사로 재직중인던 김녕국민학교의 어린 제자들을 이끌고 만장굴 답사에 도전한다. 만장굴이라 명명한 이가 바로 부종휴다.

만장굴의 학술·경관적 가치는 이미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통해 충분히 입증됐다. 세계지질공원은 교육과 구체적인 지질관광 활동 프로그램을 중시한다. 만장굴은 세계지질공원이 요구하는 이런 교육·지질관광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평가돼 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만장굴에서의 방문객 활동은 '동굴경관 감상' 위주로 진행돼 왔다. 교육과 지질프로그램에 의한 동굴 활동은 저평가돼 왔다.

만장굴은 현재 제2입구에서 용암석주까지 약 1km 구간에 대해서는 공개하고 있다. 이 구간은 동굴 내부가 넓고 안전해 많은 탐방객을 수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만장굴의 다양한 유산 가치를 체험하고 동굴관광의 매력성을 제공하기에는 한계를 갖고 있다는게 동굴 전문가들의 평가다.

# 만장굴의 미공개 구간 탐방

이러한 이유로 비공개 구간에 대한 확대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줄곧 제기돼 왔다. 확대 개방은 철저한 예약·해설시스템을 갖추고 1일 탐방객 수와 1회 탐방객수를 제한하는 것은 물론 고가격 정책을 도입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동굴 확대 개방은 철저한 사전 조사와 보전·안전시스템, 해설프로그램 시범운영을 거쳐 그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만장굴은 총 길이가 7천4백16m로 지금까지 확인된 도내 용암동굴 가운데 2위, 세계에서는 11위로 기록돼 있다. 만장굴은 천장 함몰로 형성된 3개의 입구가 있다. 이 가운데 관리사무소가 있는 제2입구를 관람객 출입구로 해 남서쪽 방향으로 1km 구간에 한해서만 지난 1967년 4월1일부터 공개되고 있다. 나머지 제1입구~제2입구 구간과 용암석주 이후 안 쪽 구간, 3입구 구간은 동굴생태보호구역으로 일반인들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동굴전문가들은 현재 만장굴에서 시행하고 있는 방식처럼 관람표를 구입한 관람객들이 별다른 통제없이 출입하는 '대량관광' 방식의 관광개발은 더이상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관람객이 가이드로부터 안내를 받는 체험동굴관광만이 세계자연유산의 지역에 적합한 관광개발방법이라는 것이다.

학계에서는 미공개구간을 대상으로 예약관광을 실시함으로써 수익 증대와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관광상품은 동굴 내 환경변화와 오염·안전문제가 생기지 않는 기준 범위내에서 제한된 인원을 받아 일정시간 간격으로 도입하는 방안이다.

제주 세계자연유산 등재 2주년을 기념해 오는 22일부터 1주일동안 만장굴 비공개구간 탐방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번에 시범운영되는 만장굴 비공개구간 탐방프로그램은 종래의 만장굴 탐방형태를 탈바꿈시키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이번 만장굴 탐방프로그램은 제주 용암동굴의 신비를 체험하기 위해 6월22일부터 28일까지 일주일간 매일 2차례(오후 2·4시)씩 만장굴 비공개구간인 제2입구에서 미로공원 방면 약 1.2km를 탐방하는 것이다.

제주 세계자연유산본부의 전용문 박사는 "지금까지 제주 용암동굴을 주제로 가이드를 동반한 투어는 없었다"며 "교육과 지질관광을 중시하는 세계지질공원 프로그램으로도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구좌 월정리 '남지미동굴' 발견 ]용암동굴 '세계적 보고' 재확인

시추조사로 동굴존재 첫 확인…새로운 동굴 존재 가능성도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은 제주 거문오름용암동굴계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굴시스템으로서, 이를 경험한 사람들에게 현저한(outstanding) 시각적 감동을 주고 있다고 극찬한 바 있다.

제주 세계자연유산 등재 2주년을 앞두고 국제 전문가들의 이런 평가가 무색하지 않은 또 하나의 낭보가 전해졌다. 세계자연유산지구인 거문오름용암동굴계의 당처물동굴 인근에서 경관·학술적 가치가 뛰어난 새로운 동굴이 발견됐다. 제주가 용암동굴의 세계적 보고임이 다시한번 확인된 것이다.

세계자연관리본부 전용문 박사는 "구좌읍 월정리 속칭 '남지미'일대에서 새로 발견된 동굴은 동굴 내부에 석주와 종유석 등 2차 탄산염 동굴 생성물이 가득하고, 밧줄구조와 용암유선 등 1차 용암동굴 생성물도 잘 보존돼 있다"고 평가했다.

▲구좌읍 월정리에서 새로 발견된 동굴. 석주와 종유석 등 미적가치가 뛰어난 동굴로 평가되고 있다. /사진=제주 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 제공

이번 신규 동굴 발견은 지난 2005년 전신주 공사중 우연히 발견된 용천동굴의 사례와는 달리 과학적인 자체조사를 통해 지하동굴을 발견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제주 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는 지난해 7월부터 용천-당처물동굴 주변 지구에 대한 물리탐사를 시작으로 올해 4월초부터는 시추조사를 벌이고 있다. 신규 동굴이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 5일로, 이같은 사실을 문화재청에 보고하는 한편 최근 동굴 내부조사를 실시했다.

특히 이번에 새로운 동굴의 발견으로 인접 지역에 또 다른 동굴이 존재할 가능성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는 문화재청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새로 발견된 동굴에 대한 확인작업과 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어서 추가 발견 가능성을 이미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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