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려니 숲길 걷기' 눈길 끈 탐방객들]

['사려니 숲길 걷기' 눈길 끈 탐방객들]
"자연이 주는 선물 마음껏 가지고 갑니다"
  • 입력 : 2009. 05.18(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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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덴 유키오 일본국 총영사

"자연·인간 하나되는 느낌"


"자연과 인간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분위기가 참 아름다운 것 같아요."

17일 막이 오른 사려니 숲길 걷기 행사장을 찾은 요덴 유키오(余田幸夫·사진)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 총영사는 이렇게 말했다.

땅을 촉촉히 적셔주는 비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아침 일찍 아내(51)와 함께 숲길 걷기에 나선 요덴 총영사는 침엽수림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를 맡으며 산림욕을 만끽했다.

요덴 총영사는 특히 개막행사로 열린 '숲속의 작은 음악회'에 대해 "자연과 음악, 그리고 인간이 하나되는 느낌이었다"며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또 제주의 자연미(美)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요덴 총영사는 "일본에도 숲길 걷기와 비슷한 곳들이 있지만 대부분 충분히 장비를 갖추고 길을 나서야 하지만 제주는 가볍게 산책하는 기분으로 나서기만 해도 한라산과 오름, 바다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요덴 총영사는 끝으로 "아내가 일본에서 온지 한 달 정도밖에 안됐는데 앞으로 시간 날때마다 함께 제주의 곳곳을 돌아다니며 아름다운 풍광을 만끽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정민기자

거동 불편한 김옥희 할머니 "숲길 걸을 수 있어 행복"

"퇴행성 관절염 때문에 계단도 오르지 못해요. 하지만 사려니 숲길은 평지라고 하니 나같은 노인들도 쉽게 걸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렇게 나왔어요."

제주에 아무런 연고도 없이 양로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김옥희(71·사진) 할머니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개막식이 열리기 전부터 나와 출발만을 기다렸다.

평소 아픈 몸으로 인해 산에 오르는 것은 엄두도 못냈던 김 할머니에게 사려니 숲길 행사 소식은 새로운 세상으로의 초대였다.

행사 소식을 접한 뒤부터 양로원에서 함께 생활하는 노인들에게 함께 가자며 사회복지사들에게 어떻게 갈 수 있냐며 보챘지만, 모두 고령이라 오늘 숲길에 나선 이는 김 할머니 뿐이다.

"어제부터 비가와서 혹여 행사가 취소될까 노심초사 했다"며 "너무나 가고 싶어서 우비도 하나 샀다"는 김 할머니. 태극기공으로 몸풀기 체조를 마친 김 할머니는 전국에서 모여든 숲길 마니아들과 함께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었다.

젊은이들처럼 숲길을 걸을 수는 없었지만 숲길을 사뿐히 걷는 김 할머니에게 오늘만은 젊었을 때의 몸과 마음으로 대자연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최태경기자

관광객 걷기 모임 '유유자적' "경관·식생 뛰어나 너무 좋아요"



전국의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 도보여행을 즐기고 있는'걷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유유자적(회장 김동준)' 회원 12명이 제주를 찾아 '사려니 숲길'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만끽했다.

'유유자적' 회원들은 현재 3200여명으로 벼슬이나 당파 싸움에 연연하지 않고 세속에서 비껴나길 원했던 올곧은 선비들처럼 넉넉함과 여유가 묻어나는 '느린 삶'을 즐기고 있다.

이날 오전 행사장을 찾은 이들은 5·16도로변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비자림로 입구를 출발, 물찻오름을 지나 남원 한남리 사려니 오름 입구에서 붉은오름으로 빠져 나오는 코스를 걸으면서 한라산 생태 숲길이 주는 넉넉함과 풍요를 가슴속 깊이 채워 넣었다.

김동준 회장은 "여성회원들이 많이 힘들어 해서 당초 목표했던 사려니 오름으로 빠져 나오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하지만 다른지방과 달리 경관과 식생이 매우 뛰어난 사려니 숲길을 걷게 돼서 너무나 좋았다. 다음에 회원들과 다시 내려오고 싶다"고 말했다.

/고대로기자

도교육청, 교육감과 함께 단체 탐방 "두 달에 한번씩은 꼭 옵시다"

숲길 들머리에 아침 일찍 도착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식구들이 숲의 매력에 이끌려 개막식도 마다하고 자연에 빠졌다.

17일 도교육청 국·과장급 20여명과 도교육청 오름 동호회인 '참살이 동호회' 회원과 회원 가족 등 총 60여명은 사려니 숲길을 걸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날 도교육청 직원들은 숲길 들머리에서 물찻오름~남조로로 향하는 9km의 코스와 자기가 가고 싶은 코스를 자유롭게 걸으며 사려니 숲길의 매력을 만끽했다.

양성언 교육감은 직원들과 함께 동행을 마친 뒤 "숲길이 너무 아름답다. 평지에다 길도 잘 돼 있어 보통사람들도 걷기 편할 것 같다"면서 "두 달에 한 번씩은 사려니 오름에 와서 일상에서 찌든 마음을 모두 털고 가자"고 강조했다.

또 신태균 과장도 "교육청의 참살이 동호회는 매주 오름 등반에 나서 친목을 다져오고 있다"며 "물찻오름은 자주 왔었는데, 사려니 숲길은 처음 왔다. 너무 좋아 앞으로 가족들과 함께 자주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태경기자

조천중학교 유네스코반 학생들 "숲 해설 매우 특별한 경험"

세계평화와 인권, 환경을 공부하기 위해 결성한 조천중 유네스코반 학생들이 사려니 숲길에 떴다.

지난해 '유네스코 협동학교'로 지정된 조천중학교 유네스코반 학생 35명과 교사들이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사려니 숲길을 걸으며 자연생태와 환경에 대해 학습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난생 처음 해보는 태극기공이 신기한 듯 동작 하나하나를 따라하던 학생들은 이내 숲과 하나가 됐다.

숲길을 걷기 시작한 뒤 참꽃나무 숲에서 학생들은 동행한 숲해설사들로부터 자연생태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대자연의 신비감을 한껏 체험했다.

부보현(15)양은 "학교 차원에서 이렇게 숲길을 걸어본 것은 처음"이라며 "숲에 대한 해설을 들으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날 학생들과 함께한 윤재일 교장은 "우리 학생들이 이 사려니 숲길을 걸으며 환경과 자연에 대한 것을 많이 배웠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최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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