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투어(Geo-Tour)시대 열린다/제주를 세계지질공원으로](6)일본의 지질공원

[지오투어(Geo-Tour)시대 열린다/제주를 세계지질공원으로](6)일본의 지질공원
화산섬 일본도 세계지질공원 인증에 박차
  • 입력 : 2009. 03.11(수)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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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 나가사키현 시마바라 반도에 있는 운젠 활화산 온천지대. 지금도 화산가스와 뜨거운 온천수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이 일대는 일본당국이 국립공원으로 지정한 후 관광지로 바꾼 '지옥순례' 코스로 인기가 높다. /사진=한라일보 DB

홋카이도 '도야'·혼슈 '이토이가와'·규슈 '운젠'
국제회의 등 참가 교류·동향 파악에 적극적


일본의 비극을 그린 영화 '일본침몰'은 2006년 개봉돼 우리나라에서도 높은 관심을 끌었던 작품이다. 이 영화는 화산섬 일본 열도가 지진으로 대재앙의 위기를 다룬 내용으로, 열도 지각판의 균열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일본 중앙부 이토이가와와 시즈오카 사이의 남북을 종단하는 화산지대 '포사마그나(Fossa Magna)'가 갈라지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끝난다는 영화속 타도코로 박사의 예언과 이를 극복해 나가는 일본 국민들의 감동적인 스토리를 담고 있다. 여기서 등장하는 포사마그나는 거대균열을 뜻하는 화산지대다.

일본 열도는 혼슈 중부를 가로지르는 이토이가와-시즈오카 구조선에 의해 동북일본과 서남일본으로 나누어진다. 영화속 타도코로 박사의 대사에서 나오는 '이토이가와'가 일본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가장 유력한 사이트로 떠오르고 있다. 이토이가와는 일본 혼슈 중앙부를 남북으로 종단하는 화산지대 '포사마그나'로 유명한 곳으로, 그만큼 화산섬 일본 열도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지난해 6월 독일 북서부 오스나브뤼크에서 열린 제3차 유네스코 국제지질공원회의(3rd International UNESCO Conference on Geoparks)에서 단연 주목받은 나라는 일본이다. 현재 일본은 세계지질공원 네트워크에 한 곳도 인증을 받지 못했지만 그 열기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뜨겁다.

▲일본은 지난해 6월 독일에서 열린 제3차 국제지질공원회의에서 지자체를 중심으로 적극 참가, 홍보물을 제공하고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위한 추진과정과 비전을 제시했다. 이때 가장 주목을 받은 곳이 혼슈 중앙, 일본 중부 서해안에 있는 이토이가와(Itoigawa)다. /사진=강시영기자



# 이토이가와의 포사마그나

일본은 국제지질공원회의에서 지자체를 중심으로 부문별 워크숍에 적극 참가, 각종 홍보물을 제공하고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위한 추진과정과 비전을 제시했다. 이 때 가장 주목을 받은 곳이 홋카이도 남단의 도야(Toya)와 혼슈의 이토이가와(Itoigawa), 그리고 북규슈 시마바라(Shimabara) 반도의 운젠 화산이다. 이곳은 지역의 리더인 시장까지 통역사를 대동해 국제지질공원회의에 참석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세계지오파크 관계자와 교류하고 국제 동향을 파악하는 기회로 활용했다.

이토이가와는 홋카이도 남단의 도야, 북 규슈의 운젠 화산이 있는 시마바라와 더불어 일본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세계지질공원 네트워크 가입에 가장 접근해 있는 세 곳 중 하나다.

이토이가와는 제주도 1/4 규모의 면적에 인구는 5만명으로 작은 도시다. 특히 비취산지로 유명하다. 이토이가와는 일본열도 중앙부의 심해저 지층을 대표하는 지질공간이다. 일본 지질학의 시조인 '나우만'이 명명한 화산지대 '포사마그나'로 유명하다. 이토이가와시가 설립한 포사마그나 지질박물관도 현지에 있다.

# 시마바라의 운젠 활화산

운젠(雲仙)은 북규슈 시마바라 반도(島原半島)의 중앙에 위치한 운젠다케산의 주봉 후겐다케(普賢岳)를 중심으로 한 화산군 일대의 지역으로 운젠아마쿠사 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본보 한라산 대탐사단은 지난 2001년 11월 이곳을 비교 탐사한 경험이 있다.

규슈 나가사키(長崎)현의 운젠화산군은 나가사키시와 구마모토의 가운데 지점에 있는 시마바라(島原)반도에 위치해 있다. 1991년 6월 운젠화산이 폭발해 많은 사상자를 냈던 곳이지만 온천 만이 아니라 봄의 철쭉, 가을 단풍, 겨울 서리가 아름답기로 유명해 일본에서는 1934년 가장 처음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매케한 냄새와 짙은 유황가스를 뿜어내는 화산지대로서, 답사코스 자체가 '지옥순례'로 불린다. 바닥에는 가스를 동반한 뜨거운 온천수가 지표로 계속 뿜어져 나온다. 온천수에 계란을 삶아 내방객들에게 파는 행위는 이곳 사람들에게는 일상이 됐다.

운젠화산군의 하나로 대참사를 빚었던 후겐다케는 시마바라반도 중앙부에 우뚝 솟아 있는 해발 1,359m의 화산체. 산 머리는 풀 한 포기없는 황량한 모습으로 흰 연기를 토해낸다.

운젠은 지난 1792년 엄청난 양의 용암분출이 있은 후 198년후인 지난 90년에 후켄다케가 화산활동을 재개했다. 이듬해 6월에는 화산재 피해로 43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93년에는 토석류 피해로 시마바라시가 고립상태에 빠졌다. 당시 화산재가 흘러내릴때 속도가 시속 50km 에 이르러 도시는 속수무책이었다. 화산폭발로 인한 융기로 봉우리의 높이가 127m나 더 높아졌다. 탐사단은 토사가 흘러내리면서 계곡이 형성되는 과정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다.

# 홋카이도의 도야호

홋카이도 중앙지역의 남부인 시코쓰호도야국립공원 지역에 위치한다. 도야호(洞爺湖)는 도너츠 모양의 칼데라호로, 호수 중앙에 있는 나카섬(中島)을 기준으로 도야코정과 소베쓰정이 경계를 이룬다. 호수의 둘레가 43km이며 중앙에 네 개의 섬이 떠 있다. 도야코정은 지난 2008년 7월 7일부터 3일간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의 개최지이다. 도야코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는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한 대책'으로, 한국은 G8멤버는 아니었지만 의장국인 일본의 초청으로 처음 이명박 대통령이 회의에 참석했다.

도야호는 홋카이도 3개 경관 중 하나로 매년 4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호반의 온천가에는 노천당, 온천은 물론 산책길 등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 많다.

일본 '지오파크 네트워크' 구축

지질공원망 16개지역으로 확대

세계지질공원 전무… 인증 총력


일본은 중국과 더불어 세계유산(자연, 문화, 복합) 등재에 가장 열정을 쏟는 국가로 정평이 나 있다. 자연유산만 해도 3개나 보유하고 있다. 계속해서 일본의 상징인 후지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키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이 세계유산을 다수 보유한 문화 강대국이지만 유독 세계지질공원에는 아직 한곳도 인증을 받지 못한 상태다. 중국이 20개의 세계지질공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비하면 화산열도의 자존심이 상할 만도 하다.

하지만 일본이 세계지질공원에 대한 관심은 결코 중국에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지질공원의 보존관리나 연구, 국제교류, 지속가능한 활용은 더욱 선진화돼 있을 정도다.

일본은 '일본지질공원위원회'를 두고 전역에 걸쳐 16개소의 지질공원을 지정하는 등 일본지질공원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일본은 지질유산이 매우 다양하며 지자체간 지질공원망의 결성으로 지질공원 활동도 매우 활발하다. 2007년에 13개 지역으로 일본 지오파크 연락협의회가 결성된 이후 일본지질공원망으로 명칭을 바꿨다. 2008년 7월에는 일본 지질공원망이 16개 지역으로 확대됐다.

이 가운데 도야, 이토이가와, 시마바라의 운젠화산 등 세곳을 우선적으로 세계지질공원 사이트 인증을 추진중이며 하코네 화산과 온천 등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도 단계적으로 인증을 받기 위한 후속절차를 진행중이다.

이토이가와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위해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일반·전문자료를 발간하는 등 움직임이 매우 활발하다. 인문과 자연요소까지 모두 지질공원의 핵심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지질공원을 지역주민의 경제적 혜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지질공원은 자원의 보전과 관광증대를 위한 것이며 기존 보호대상 이외에 행위 제한이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토이가와의 사례를 집중 분석한 이수재 박사(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는 "우리나라도 국내 지질공원망 결성이 필요하며 제주도의 주도 하에 각 지자체의 자율적 연대를 모색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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