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원 유입 차단·토사 영향분석 시급

오염원 유입 차단·토사 영향분석 시급
[긴급진단/무분별 하천정비 제주바다 죽어간다](하)해결방안 없나
  • 입력 : 2012. 05.24(목)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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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본섬 주변에 위치한 형제섬, 범섬, 섶섬, 마라도, 지귀도, 우도 등을 조사한 결과 제주연안과는 다르게 비교적 다양한 해조류가 분포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연안생태기술연구소 제공

형제섬·범섬·섶섬·지귀도 다양한 해조류 분포
생태계 변화 기후변화 탓으로만 돌리긴 무리
토사 침강속도·이동경로 등 과학적 연구해야

제주특별자치도 육상개발사업 등의 영향으로 황폐화되고 있는 제주바다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토사 등 오염원의 마을어장 유입 차단에 비중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상승 등으로 제주연안의 주요 소득원인 소라, 전복, 오분자기와 천초 등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본보와 연안생태기술연구소가 제주대학교 녹색환경지원센터의 지원으로 '제주해안지역 생태계 변화 방지를 위한 정책기술개발과제'를 수행하면서 도내 마을어장 수중탐사를 실시한 결과 제주 본섬의 연안 지역은 유무절석회조류, 거품돌산호, 말미잘류 등이 빠르게 확산돼 해양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연안생태기술연구소 연구팀이 제주 본섬 주변에 위치한 형제섬, 범섬, 섶섬, 마라도, 지귀도, 우도 등을 조사한 결과 제주연안과는 다르게 비교적 다양한 해조류가 분포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결과로 볼 때 제주연안어장 생태계 변화는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상승으로만 나타나는 현상으로 간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즉 수온상승 이외에도 초식동물의 증가, 태풍이나 풍랑 등 강한 외력에 의한 영향, 육상양식장의 밀집으로 인한 배출수의 영향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도내 중산간에서 진행되는 도로확장이나 배수로 정비 등으로 인한 흙탕물의 과다유입은 연안 생태계의 낮은 수심에 서식하는 생물에게 생리적 스트레스를 주고 있어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바다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문제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와 대책마련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해안도로 개설 등 대규모 육상개발시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조사를 의무화하고 집중호우시에는 부유토사의 침강속도 및 이동경로, 영향 범위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제주연안 조사·복원을 위한 예산지원도 절실하다. 올해 제주자치도 해양수산개발 정책지원 사업비는 1000억여원이 넘지만 바다보존을 위한 사업비는 연안환경실태조사, 연안어장정화 등에 수천만원이 투자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제주도의회 농수축·지식산업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열린 '2012제주자치도예산안' 심사에서 이같은 예산편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질타하고 개선을 요구했으나 제주도정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구성지 의원은 "제주도는 사면이 바다이기 때문에 바다를 살리는 일을 가장 먼저 해야 하지만 죽어가는 바다를 이용해서 돈 버는 일들에만 예산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바다살리기 운동, 마을어장 살리기 운동을 우선해야 된다"고 주문했으나 제주도정의 정책 마인드는 변하지 않고 있다.

이에 구 의원은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개발이나 지원투자보다는 궁극적으로 환경개선사업을 병행하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며 "마을어장 살리는 큰 틀의 마스터플랜을 만들고 세부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해 하나 하나를 매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시영·고대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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