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했던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문제가 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에게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필요성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단체는 한라산에 케이블카가 생기면 제주도를 방문하는 외국인 여행객이 크게 늘 것이라며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도 적극적인 행보(行步)를 보이고 있다. 김 지사는 얼마전 한라산 어리목에 건립된 세계자연유산 탐방객 센터 개관식에 참석한 이만의 환경부장관에게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문제를 거론했다고 한다. 환경부가 케이블카 설치에 난색을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 공개석상에서 긍정적 검토를 건의한 것으로 주변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문제는 40년 가까이 제주사회의 '뜨거운 감자'와 같은 사안이다. 찬·반 양측의 주장이 뚜렷이 갈려 결론을 내리지 못했던 게 저간의 사정이다. 그런데 김 지사에 이어 전경련에서도 갑자기 한라산 설치 문제를 또 다시 거론하고 있으니 그 의중(意中)과 배경이 궁금하다.

전경련은 케이블카를 설치할 경우 현재 50만명 정도 되는 제주방문 외국인 여행객을 2,3년 안에 2백~3백만명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이 그렇다면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고 있어 주장의 신빙성이 떨어지고 있다. 도정 역시 불쑥 이 문제를 거론하는 분명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도정이 해야 할 당면한 과제는 수 없이 많다. 이를 해결하려면 도민사회의 응집력이 필요하다. 그러지 않아도 해군기지 문제로 양분됐던 민심을 또 다시 케이블카로 분열을 초래하는 것은 현명치 못하다. 신중한 자세가 요구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