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연중 최대 꽃 소비철인데도 화훼농가와 업계의 표정은 어둡다. 경기불황에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까지 겹치면서 꽃 소비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려움에 처한 화훼농가와 업계에 힘을 불어넣기 위한 '꽃 생활화' 캠페인이 제주에서도 불을 지피고 있다. 선물용에서 생활용으로 꽃 소비문화 변화의 조짐도 보인다.
제주도 농정당국과 화훼업계에 따르면 도내에 장미, 국화, 백합, 거베라 등 절화류와 서양란 분화류 재배면적은 67㏊ 규모. 지난해 10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도내 화원 전체 매출액은 전년 대비 30~40% 정도 감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분화류(난류)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이후 판매액이 50% 이상 급감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부 화원의 경우 임대료 부담을 견딜 수 없어 업종 변경을 고민하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꽃 소비촉진운동은 화훼농가와 업계의 시름을 덜고 화훼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다. '1테이블 1플라워, 1T 1F' 캠페인이다. 도내에서는 제주도와 각급 기관이 앞장서고 있다. 1T 1F 캠페인은 지역 꽃집과 계약을 체결해 사무실 테이블이나 개인 책상에 정기적으로 꽃을 배달하고 수거함으로써 생활 속 꽃 문화로 확산시키자는 취지다.
제주도의 1T 1F 캠페인은 올해 말까지 제주도 본청과 행정시, 산하기관을 포함한 260여곳에서 추진된다. 출자·출연기관, 유관기관 490여곳에서도 사무실 꽃 생활화를 적극 권고해 나갈 예정이다. 캠페인은 한국화원협회 제주지회와 함께 한다. 제주지회에는 화원 60여곳이 회원으로 참여중이다. 윤창완 도 농축산식품국장은 "화훼 농가와 관련기관단체와의 협의를 통해 꽃 소비 촉진행사를 추진하고 꽃이 있는 테마 거리, 전시 광장 조성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시는 1직원 1꽃병 갖기 방식으로 매주 화요일을 꽃 사는 날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화훼 소비 추진 행사가 1회성이 아닌 일상생활 속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NH농협은행 노형지점은 최근 '꽃과 함께 하는 행복하고 즐거운 일터 만들기' 캠페인을 전개했다. 노형지점은 고객 증정품으로 꽃배달 서비스를 펼칠 예정이다. 김길찬 지점장은 "도내 전 직장과 기관단체 등에서 화훼소비 촉진에 적극 동참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협은행 영업본부 윤재춘 경영지원단장은 "노형지점의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관내 영업점으로 확대해 사은품 행사를 곁들인 꽃 소비 캠페인을 벌여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한국화원협회 제주지회 관계자는 "매우 어려운 상황인데 꽃 소비촉진 캠페인에 희망을 걸고 있으며 생활속에 꽃 문화가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기관 단체에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으며 샘플을 보내드리고 있다. 이제 시작단계라 코디교육과 관리도 해 나갈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문의 제주도 농산특산담당 710-3141, 한국화원협회 제주지회 783-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