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수입 증가에도 한우가격은 사상 최고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우사육농가의 수익기반은 2012년 한·미FTA 발효 후 오히려 악화돼 한우공급기반 강화를 위한 경영안정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5일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리서치센터의 'FTA 시대 한우산업의 구조변화와 과제'에 따르면 2012년 한·미 FTA에 이어 2014년 한·호주 FTA가 발효되면서 2015년 쇠고기 수입량은 29만7000t으로 2012년보다 17.2%(4만3500t) 증가했다.
하지만 쇠고기 수입 증가에도 한우 지육 ㎏당 평균 도매가격은 2012년 1만3121원에서 2015년 1만6377원으로 24.8% 상승했다. 올들어 1∼5월 평균가격은 ㎏당 1만8537원으로 전년 같은기간 평균가격 1만4450원보다 28.3% 올랐다.
한·미FTA 이후 한우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은 소규모 농가 감소로 인한 공급축소 탓이다. 2008년 18만3000호였던 한우농가가 2016년에는 8만8000호로 연평균 13.2% 감소했다. 사육두수별로는 50두 미만 소규모 농가가 2008~2012년 매년 5.4%씩 감소하던 것이 2012년 이후에는 14.9%씩 줄어들면서 전체 한우농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8년 64.0%에서 현재 37.3%로 낮아졌다. 소규모 농가 급감으로 한우 사육두수도 2012년 이후 매년 3.2%씩 감소해 3월 현재 247만8000두로 집계됐다.
가장 큰 문제는 한·미 FTA가 발효된 2012년 이후 한우농가의 수익성이 더 악화됐다는 데 있다. 송아지를 생산하는 번식농가의 마리당 소득은 2008~2012년에는 약 12만원이었으나 2012년부터는 연평균 17만원의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 비육농가의 마리당 소득도 2012년 이전 103만원에서 이후에는 75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축산경제리서치센터 황명철 센터장은 "한우 공급기반 약화는 가격 불안과 자급률 하락을 가져오므로 공급기반 강화를 위해 한우농가의 경영안정 장치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의 경우 소 비육경영안정대책을 통해 3개월 단위로 마리당 평균 조수입이 평균 생산비 아래로 떨어지면 차액의 8할을 지원한다"며 "필요재원은 생산자와 정부가 1:3 비율로 부담하는데, 올 3월 현재 1조9000억원이 조성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