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식 제주건축 '테쉬폰'관리·활용방안 필요

유럽식 제주건축 '테쉬폰'관리·활용방안 필요
현황조사·관리 안되고 파손된채 평화로변 방치
작년 토론회서 '문화콘텐츠 활용'필요 지적도
임피제 기념사업회 목장내 건축물은 복원키로
  • 입력 : 2016. 03.26(토) 12:17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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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안덕면 평화로변에 있는 '테쉬폰'. 성이시돌목장에 있는 것과는 달리 파손이 심한 상황이다. 사진=이현숙기자

제주에 남아있는 아치형 건축물 '테쉬폰'이 국내에서는 보기힘든 이국적인 외관으로 각종 영화·광고의 배경이 되면서 '이색 볼거리'가 되고 있지만 방치되어 있어 현황조사 및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세계 건축사에 중요한 업적을 남긴 제임스 월러의 테쉬폰 시스템에 기반한 건축물이 제주에 원형을 갖춘 상태로 현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는 분석이다.

  1960년대 이후 국내 테쉬폰 건물은 '삼안식(三安式) 주택' 혹은 '이시돌식 주택'으로 불렸다. 1961년 임피제(맥그린치)신부가 고향 아일랜드에서 이 건축기술을 배워 국내 처음으로 제주에 '이시도레하우스'를 지었는데 숙소·돈사·공장 등으로 200여 채나 보급됐다. 제주뿐만 아니라 서울시 수유동에도 지어졌지만 현재 제주에만 남아있는 독특한 건축물로 10여채 정도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피제 신부 기념사업회는 제주 성(聖)이시돌목장에 있는 테쉬폰을 복원하기로 했다.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이국적인 외관 등으로 테쉬폰이 최근 영화·광고·드라마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어 복원 사업을 통해 제주의 독특한 관광자원 등으로 활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성이시돌목장에 있는 테쉬폰은 상태가 그나마 좋은 편이고 기념사업회에서 복원하기로 했지만 그외 지역에 있는 테쉬폰은 방치되어 있어 행정의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26일 서귀포시 안덕면 평화로변에 있는 테쉬폰은 일부분이 무너지고 파손된채 방치되어 있었다. 지붕 위에는 나무 넝쿨이 뒤덮고 있고 부러진 나무밑둥이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노출하고 있었다.

 김모(45·서귀포시 대정읍)씨는 "평화로를 통해 제주시로 출퇴근을 하고 있는데 갈때마다 테쉬폰을 볼때마다 안타깝다"며 "관광객들이 많이 오가는 위치인 만큼 정비를 해서 문화콘텐츠화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건축학계에서는 목축사 혹은 주거사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건축물이고 제주도의 풍경을 만드는 오름의 곡선미와 굉장히 잘 맞아떨어진다는 점 등을 들어 문화관광자원화 해야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열린 토론회에서는 제주지역에 산재되어 있는 '테쉬폰' 건축물 가운데 보전가능한 '테쉬폰'을 선정해 등록문화재 지정을 신청하고 문화콘텐츠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권기혁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는 '건축구조적 관점에서 바라본 제주 테쉬폰의 현황과 보존 및 재생'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테쉬폰이 근현대기의 건축물이라는 점 ▷연구성과나 현재 상태가 열악하다는 점 ▷엄격한 원형보존보다는 문화콘텐츠로 활용하는 것이 제주 테쉬폰의 본래 의미에 더 부합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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