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개발 이익 국외 유출 우려

풍력개발 이익 국외 유출 우려
제주도풍력발전심의위, 한신에너지 주식 매각 계획 승인
  • 입력 : 2016. 03.25(금) 17:43
  •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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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환경단체 "제주도 풍력자원 공공성 확대 원칙에 의문"

제주지역 최대 규모의 풍력발전단지를 운영하는 국내 민간 기업이 외국 기업에 주식 상당수를 매각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의 공공자원을 이용한 전력산업 이익이 국외로 빠져나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풍력발전사업심의위원회는 25일 한신에너지(주)가 제출한 주식 취득 인가 신청을 심의하고 전력계통 출력 제한 요구 수용, 풍력발전사업 종료시 철거 이행 등을 조건부로 의결했다. 한신에너지는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에 있는 삼달풍력발전단지를 운영하고 있는 민간 기업이다.

앞서 한신에너지는 지난달 3일 태국 기업인 아이윈드(I WIND)에 전체 주식(1599만2000주) 중에 30%를 한화 약 186억원에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제주도에 제출했다. 아이윈드는 태국에너지전문기업 IFEC의 자회사로 풍력발전 개발과 운영을 전담하고 있다. 한신에너지가 계획대로 주식을 매각하면 아이윈드는 삼달풍력발전소의 단일 최대 주주가 된다.

그러나 한신에너지의 주식 매각 움직임을 두고 제주의 풍력자원을 이용한 에너지산업의 이득이 국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 민간 기업이 공공자원을 사유화하는 것을 넘어 주식 매매를 통해 이익을 얻으려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실제로 한신에너지는 삼달풍력발전단지를 본격적으로 운영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725억7000만원의 누적 매출을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초기 투자 비용이 783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투자비 회수율은 92.7%에 달한다.

도내 환경단체는 제주도가 한신에너지의 주식 매각을 허용한 것을 놓고 '풍력자원 개발 이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도록 하겠다'는 제주도정의 원칙과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삼달풍력발전단지는 제주도가 풍력 자원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기 전에 사업이 추진되면서 (사업자가) 이미 투자비용을 거의 다 회수했다"며 "많은 이득을 취한 것과 달리 제주도 풍력 정책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 기업의 윤리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제주특별법에도 풍력자원의 공공성이 명시돼 있다"며 "법에 지향하는 점이 분명히 나와 있는데 이에 반하는 안건을 제주도가 통과시킨 것은 그동안 풍력자원의 공공성 확대를 언급해 온 제주도정의 원칙에 의문이 드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제주도 풍력발전사업의 이익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것에 대한 일부의 우려는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정부가 심의할 때도 발전소 주식 매각은 제한할 수 없다. 우리나라 기업도 외국에 발전소를 세우고 수익을 가져오는 것처럼 국제 간의 경제 흐름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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