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5년 제주토박이 관악인들이 '섬, 그 바람의 울림'을 주제로 '제주국제관악제'막을 올렸다. 이렇게 20회를 맞은 제주국제관악제는 올해에도 변함없이 제주섬을 관악의 선율로 채운다.
축제는 1999년 제4회 때부터 2006년 제11회까지 제주시와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가 공동주최했고, 2007년부터 제주특별자치도와 (사)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가 공동주최하고 있다. 2000년부터 축제와 함께 개최된 관악콩쿠르도 10회가 됐고 20년 동안 여러 경험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이제 성년의 문턱을 넘어선 것이다. 행사는 8~16일 9일간 제주아트센터, 서귀포 예술의전당, 제주해변공연장 등 제주 곳곳에서 펼쳐진다.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왕승 조직위원장과 이상철 집행위원장을 3일 만났다.
올해가 더욱 특별한 것은 개막무대를 처음으로 서귀포에서 갖는다는 것이다. 김 조직위원장은 "문예회관 보수공사도 맞물린 상황이지만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탄생한 서귀포예술의전당 무대에서 개막공연을 하는 것은 큰 의미로 받아들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첫 출발을 했던 1995년 문화예술담당 사무관으로 관악제와 인연을 맺었다. 이렇게 관악인들의 열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감동했고 그는 퇴임후 관악제 자원봉사를 오랫동안 자청하다가 지난 2012년부터 조직위원장을 맡게 됐다.
올해 행사는 메르스 여파로 노심초사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 집행위원장은 "사실 중국·대만에서 7팀이 참가를 취소했어요. 메르스 영향과 직항편 축소가 복합적인 이유였죠. 하지만 국제콩쿠르에 참가하기 위한 연주자들의 행렬이 이어지면서 관악축제와 콩쿠르는 서로 상생하는 모습을 확실히 보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축제와 경연은 여러 나라의 우수한 관악단과 전문앙상블, 세계 정상급 마에스트로들에 의한 관악축제와 젊은 관악인들이 도전하는 관악경연이 동시 개최되는 제주만의 독특한 운영방식으로 세계에 그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경연참가자들의 캠프생활은 제주국제관악콩쿠르 만의 특징이다. 10일간의 공동생활은 차세대 관악 리더들에게 국제교류와 우정을 쌓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올해 주목할 만한 연주자로 '아르민 로진'을 꼽았다. 첫 관악제에서 일신여자고등학교 관악단과 호흡을 맞췄던 아르민 로진은 올해 20주년을 맞아 일신여고와 또다시 호흡을 맞춘다. 함께 연주하는 작품도 그가 16세에 헌정받은 곡으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제관악제의 특징은 유명 작곡가들로 하여금 창작곡을 위촉한 것이다. 올해에는 제주 한림출신 작곡가 박수현씨의 '제주민요환상곡'이 초연된다. 박씨는 일본 취주악작곡콩쿠르 1위를 한 인물이다.
관악제조직위원회는 올해 행사까지 마무리하고 내년 행사기간에 앞서 '20년 백서'(가칭)발간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집행위원장은 "참 많은 성과와 우여곡절, 시행착오가 있었던 만큼 이런 이야기들이 담길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외에도 관악작곡가인 미국 줄리어드 음대교수 에릭 에바즌(Eric Ewazen)을 초청, 해군군악대 연주로 그가 지휘하는 그의 작품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연주회와 '대한민국동호인 관악단의 날' 등도 마련된다. 문의 722-8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