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4일 도내 시민단체와 정당이 현 정부 퇴진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지난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가 6시간 만에 해제한 것을 두고 도내 곳곳에서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도민들은 '전쟁이 나는 줄 알았다. 한밤 중에 왠 날벼락'이라는 등 불안감을 토로했고, 도내 시민단체와 정당들은 현 정부의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4일 오전 제주국제공항에서 만난 김나래 씨는 "태국여행을 잘 마치고 제주로 돌아오려고 수속을 밟고 있는 중에 계엄령 관련 뉴스를 봤다"면서 "불안해서 미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서울 사는 친구가 연락이 와서 상공에 헬기가 떠다니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해 가슴을 더욱 졸였다"며 "비행기표를 바꿀까하다가 상황이 더 악화되면 아예 한국에도 오지 못할까하는 생각에 아이들과 급히 비행기를 탔다. 타고 오는 내내 혹시라도 착륙을 하지 못하면 어쩌지하는 생각에 불안했다"고 했다.
제주버스터미널에서 만난 80대 김 모씨도 "계엄령 뉴스를 보고 난 뒤 잠을 못이뤘다"면서 "새벽에 해제 소식을 듣는데 욕을 하고 싶더라. 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떠뜨렸다.
60대 김 모씨는 "지난 계엄령이 떠올라 너무 걱정됐다"며 "현대 사회에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냐"고 말했다.
70대 양 모씨는 "세상이 드디어 미쳐 돌아가는 구나 싶었다"다고 헛웃음을 지었다.
이와 관련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들은 현 정부의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제주본부와 전농제주도연맹, 진보당제주도당, 정의당제주도당 등은 4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계엄선포 윤석열 대통령을 타도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지난밤 우리는 2024년 한국사회에서 가장 반민주적인 군과 경찰이 사적으로 동원되는 군사반란을 직접 목격했다"면서 "국회가 공수부대에 의해 유리창이 깨지고 짓밟히는 현장을 생생하게 목격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1948년 4·3항쟁 시기에 수많은 제주도민의 목숨을 앗아간 불법 계엄 선포를 떠올렸다. 우리는 다시 그런 반인권적이고 반민주적인 과거의 역사로 되돌아 갈 수 없다"며 "반란 수괴인 윤석열과 김용현은 즉각 체포되고 구속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단체는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국민의 의결을 거치지도 않는 등 헌법적 질서를 파괴한 헌법 유린이다"라면서 "그 동안 현 정부의 퇴진을 위해 많은 시민단체가 목소리를 내왔다. 지금 이시점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자격이 없고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보여줬다. 즉각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단체는 "대통령이 계엄을 꿈꾸고 실행할 때까지 그대로 놔둬서는 안됐었다"며 "이달 안으로 현 정부를 몰아내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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