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윤의 한라칼럼] 숨 막히는 '질식의 시대'에서 살아 남으려면…

[조상윤의 한라칼럼] 숨 막히는 '질식의 시대'에서 살아 남으려면…
  • 입력 : 2024. 11.19(화) 03:3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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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축구나 농구 등과 관련한 언론보도에서 '질식수비'라는 표현을 자주 접한다. 질식수비는 실점하지 않기 위해 조직적으로 펼치는 강력한 수비를 말한다.

질식은 신체 조직에 정상적으로 산소가 공급되지 않는 상태를 뜻한다. 공황장애의 증상 중 숨이 가빠지거나 질식, 또는 질식할 것 같은 느낌 등이 있다. 시쳇말로 숨 막혀 죽는다고 표현한다. 긍정과 부정의 양면을 갖고 있는 숨 막힐 지경이라는 말도 있다.

다이내믹한 듯 하지만 숨 막히는 세상이 연속이다. 오랜 기간 치열한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있었다. 먹고사는 문제에 있어서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대한민국은 '질식의 시대' 한가운데에 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난리통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컴백으로 국제정세가 시시각각 요동치고 있다. 언제든지 한반도에 강력한 태풍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바깥이 아닌 내부에 있다. 대한민국호를 이끌어가는 선장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서 탄핵정국으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일각에선 퇴진하라는 시국선언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와중에 야당 대표는 선거법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여야는 사필귀정과 정치 탄압으로 맞서며 공방전에 혈안이다.

국민을 위한 자들이 국민을 숨 막히게 하고 있다.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 기능의 언론은 오간 데 없다. 정론은 진보와 보수, 계층 간, 세대 간으로 나뉜다. 입맛대로 돼버렸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중앙정치권의 혼돈이 심화하면서 진정한 지방 시대의 개막은 기대 난망이다. 지방자치단체 간의 경쟁에 있어 양보는 없다. 적자생존만이 있을 뿐이다. 너나없이 '특별자치'를 하고, 시·도 통합 등이 추진되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이다. 정부는 인구감소와 지방 소멸 등에 따른 행정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민선 자치 출범 이후 30년간 유지됐던 전국 행정구역을 개편하는 데 본격 나섰다.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정년 연장 문제 등도 본격적으로 다뤄지고 있다. 타이밍 문제일 뿐이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그야말로 숨 막히는 형국이다.

설상가상 국가는 국민을 걱정하지 않고, 국민이 국가를 걱정해야 하는 때다. 국면 전환을 위한 카드도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 뜻을 엿볼 수 있는 선거도 당분간 없다. 2026년 6월에 지방선거가, 2027년 3월엔 대통령선거가 예정돼 있다. 공생이든 공멸이든 내년 한 해는 그 어느 때보다 숨 막히는 각축전이 예고되고 있다. 난세에 다시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 역시 위기일발이다. 특별도에 대한 더 이상의 연습은 필요 없다. 경쟁의 바다에서 난파당하지 않으려면 자강불식(自强不息) 뿐이다. <조상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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