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자치도가 지난 28일 제주시 연북로 왕복 4㎞ 구간에서 개최한 차 없는 거리 걷기 축제에서 참가자들이 차량이 없는 도로를 걷고 있다. 제주자치도 제공
[한라일보] 제주특별자치도가 걷기 문화를 확산하겠다며 올해 처음 선보인 '차 없는 거리 축제'가 마무리됐다. 도심 속 도로를 자유롭게 누비는 색다른 경험이었다는 긍정 평가에도 당초 예상됐던 인근 도로 혼잡 문제가 빚어지며 과제를 남겼다.
제주자치도는 지난 28일 제주시 연북로에서 차 없는 거리 걷기 축제를 개최했다. '걷는 즐거움, 숨 쉬는 제주!'를 내걸고 제주문학관~메가박스 아라점 사거리 2㎞(왕복 4㎞) 구간에서 진행했다. 왕복 6차로인 도로의 차량을 통제(구급차 등 제외)해 걷고 자전거도 탈 수 있는 축제 무대로 삼았다.
이날에는 가족 단위 참가자의 발길이 이어졌다. 축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아이의 손을 잡고 탁 트인 도로 위를 신나게 걷기도 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에 나선 이들도 눈에 띄었다. 러닝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힘차게 달리는 참가자도 있었다.
제주도 추산 1만여 명이 함께했다. 도민과 관광객, 공직자, 동호회 회원 등 사전에 접수한 4000여 명에 더해 6000여 명이 더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도는 참가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소개하며 당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걷기 문화의 새장을 열다"라고 자평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도로를 차량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상징적인 장소로 만들기 위해 다각도로 고민해 왔다"면서 "행사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과 불편을 호소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건강한 제주와 탄소중립 실천이라는 대의를 위해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한다"고 했다.
제주도가 지난 28일 개최한 '차 없는 거리 걷기 축제'. 제주자치도 제공
하지만 평가는 엇갈렸다. 축제 전부터 우려됐던 교통 혼잡이 불가피했다. 평소에 차량 통행량이 많은 주요 간선도로인 연북로의 일부 구간이 당일 오전 6시부터 오후 1시까지 통제되면서, 축제장 바로 앞까지 진입했다 유턴 등으로 진로를 바꾸는 상황이 속출했다. 차량 통제에 불만을 표하거나 교통 통제 중인 경찰 등에게 목적지까지의 우회도로를 묻는 운전자도 있었다.
축제장 인근인 한라도서관과 견본주택 주차장 등은 축제 참가자들이 타고 온 차량으로 붐볐다. 제주도는 1년간 수차례의 원탁회의를 통해 축제 방향과 시기, 장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지만 이를 지속하기 위해선 '차 없는 거리'라는 취지를 살릴 보완이 요구된다. 이외에도 축제를 앞두고 불거진 공무원 동원령, 식비 지급 등의 논란은 뒷말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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