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억원 피해 제주 자동차 부품창고 화재 원인 '미궁'

24억원 피해 제주 자동차 부품창고 화재 원인 '미궁'
소방서·국과수 합동감식결과 원인 미상 결론
불길 취약 샌드위치 판넬 건물 구조 피해 키워
  • 입력 : 2024. 05.13(월) 17:30  수정 : 2024. 05. 15(수) 17:06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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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일 제주시 화북2동 모 자동차 부품 보관창고에서 발생한 화재사고.

[한라일보] 지난달 제주시 화북공업단지 내 모 자동차 부품 보관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채 조사가 마무리됐다.

제주소방서는 지난달 11일 제주시 화북2동 모 자동차 부품 보관창고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 감식한 결과를 담은 '화재발생 종합보고서'를 경찰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초 화재 발생 시각은 이날 오전 8시4분쯤으로 추정됐다. 소방당국은 이 시각 건물 6개 동(연면적 829㎡ 규모) 중 정중앙에 있는 1개 동 내부 어딘가에서 불꽃이 일어나 천장에 반사되는 모습을 CC(폐쇄회로)TV로 확인했다. 이어 3분 뒤 업체 직원이 창고에서 검은 연기가 올라오는 것을 목격하고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화재 원인은 미궁으로 남았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화재로 건물이 붕괴된 탓에 증거가 대부분 훼손됐다"며 "화재로 소실된 전선 배선 일부를 확보해 감식했지만 화재 원인을 밝혀내기엔 한계가 있었다. 보고서에는 원인 미상으로 최종 기재했다"고 설명했다.

업체 직원이 소화기로 자체 진화에 나서고, 화재 발생 3분 만에 신고가 이뤄졌지만 역부족이었다. 불이 삽시간에 번져 건물 대부분이 전소되고 창고 안에 있던 자동차 부품이 불에 타 소방서 추산 24억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이 관할 소방서 장비와 대원을 총 동원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해 진화에 나섰지만 완진까지는 3시간이 걸렸다.

소방당국은 불이 빠르게 확산된 원인으로 불길에 취약한 샌드위치 판넬로 된 건물 구조와 건물 간 이격거리가 1m 남짓으로 한데 모여 있는 점, 건물 3개 동이 한 지붕으로 연결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점 등을 꼽았다.

특히 소방당국은 건축물대장 상 건물이 6개 동으로 나뉘어져 있다면 독립된 지붕을 갖고 있어야 하지만, 6개 중 3개 동이 한 지붕으로 연결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불법 개축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의견을 보고서에 적시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이미 건물이 붕괴된 뒤라 불법 여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없었지만, 해당 업체가 가입된 화재 손해보험사정사가 보유하고 있는 도면에는 독립된 3개 건물의 지붕이 하나로 연결돼 있는 것처럼 그려져 있었다"며 "이렇게 서로 다른 건물이 한 개 지붕으로 연결되면 불길이 빠져 나갈 수 없고 서로 옮겨 붙는다"고 말했다.

해당업체는 불법 개축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해당업체 관계자는 "불법 건축물이라면 화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었겠느냐"며 "정당하게 건축된 건물"이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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