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
[한라일보] 윤석열 대통령의 제75주년 4·3희생자 추념식 불참에 대한 도민들의 아쉬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4·3추념식의 격을 운운하는 부적절한 발언을 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통령이 보통 3·1절과 광복절(기념식) 정도 참석하는데, 4·3기념일은 이보다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는 추모일"이라며 "무조건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공격해대는 자세는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날 4·3추념식에 윤 대통령이 불참한 것을 두고 야당 등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자 반박을 하면서 이같이 설명한 것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당장 추모에도 격이 있냐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대통령의 불참을 감싸려고 해괴한 논리를 주장하는 여당 수석 최고위원의 작태에 기가 찰 노릇"이라며 "정신 차리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대통령이) 프로야구 시구행사는 격이 높아선 가신 것이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답하실 것인가"라고 김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어 "못 가신만큼 4.3유족과 제주도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더 살피실 것이라고 답변할 수는 없었나"라며 "최고위원에 걸맞는 격을 갖추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추념일 이틀 전인 지난 1일 프로야구 개막전에 참석해 시구를 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달 8일 전당대회를 통해 최다득표로 최고위원에 선출됐지만 최근 잇단 실언으로 당 내에서조차 눈총을 사고 있다. 지난달 12일에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관하는 예배에 참석,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가 논란이 되자 사과했다.
김 최고위원의 실언이 잇따르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SNS에서 "국민 정서에 어긋나는 언행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묻고 당의 기강을 바로 세워나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결국 이날 김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더 이상 논란을 피하기 위해 당분간 공개 활동을 모두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