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언의 건강&생활] 불면증(1) 잠을 못 자면 우리 몸에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강지언의 건강&생활] 불면증(1) 잠을 못 자면 우리 몸에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 입력 : 2021. 08.18(수)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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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여름의 열기가 남아있는 요즘 부쩍 불면증으로 인한 피로를 호소하는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인간의 적절한 수면시간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개 성인의 경우 7시간 30분이 필요하며, 청소년은 8시간, 유치원에서 초등학생 때까지는 9시간의 잠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잠을 자는 시간이 우리 일생의 삼 분의 일을 차지할 정도로 수면은 우리에게 중요한 일이다. 1950년대 세계인의 수면시간은 8시간 30분이었지만 2000년에는 6시간 30분으로 줄어들었다. 그만큼 수면장애 증상을 앓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뜻으로 인구의 약 20% 이상이 수면장애 증상을 갖고 있을 정도이다.

잠은 단순히 쉬는 행위뿐만 아니라 잠자는 동안 몸과 정신의 피로를 동시에 풀어 활력을 되찾는 능동적인 행위이다. 우리가 생존을 위해 음식과 물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수면은 자기보존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욕구 중의 하나이다. 이것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일상생활의 리듬이 깨지고 낮 시간의 피로감이 심해져 작업능률이 떨어지게 된다. 불면증으로 인한 지나친 걱정으로 정신적 장애까지 일어날 수 있다. 24시간 동안 잠을 자지 않거나, 일주일 동안에 하루 4∼5시간 이하만 자게 되면 혈중알코올농도 0.1%인 상태와 비슷한 몽롱한 증상이 나타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사고의 위험이 높아진다. 만성적인 수면부족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교감신경을 자극해 고혈압과 당뇨병을 악화시킨다. 단순히 하루나 이틀 정도 잠을 자지 않았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만성적으로 잠을 못 이루는 증상은 병으로 간주한다.

스트레스의 증가, 노령화, 술과 커피 등의 물질남용, 교통의 발달로 인한 수면주기의 변화, 인터넷과 모바일폰 시청 등 자극의 증가로 수면장애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수면-각성주기에 변화가 생기는 수면장애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수면무호흡증'인데, 한 시간 동안 수면 호흡장애가 5번 이상 나타나는 경우이다. 이런 증상을 가진 사람은 깊은 잠에 들지 못하기 때문에 아무리 많이 자도 피로를 떨쳐내기가 쉽지 않다. 또 잘 때 심하게 코를 골다가 갑자기 조용해지며 숨을 쉬지 않다가 잠시 후 숨을 크게 몰아쉬는 증상이 반복된다. 수면무호흡증이 생기면 교감신경을 자극해 혈압이 올라가고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이 나타나기도 한다. 낮에 졸림 증상이 심해 교통사고를 내기도 한다. 밤에 충분히 잤어도 갑자기 졸음에 빠져드는 '기면증'도 있다. 심한 경우는 멀쩡히 있다가 갑자기 잠으로 빠져들면서 푹 쓰러지기도 하는 증세를 보인다. 대부분 졸음 때문에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 또 크게 웃거나 감정이 심하게 변할 때 갑자기 힘이 빠지는 탈력발작이 환자의 70%에서 나타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잠을 자는 동안에 다리가 저리거나 아프고 알 수 없는 불쾌감 때문에 고통받는 증상이다. 통증과 다리 뒤척임 때문에 자꾸 각성상태가 돼 잠을 자지 못하는 경우이다.

이렇듯 불면증이 지속될 경우에는 수면제를 자가 처방하거나 술을 마시고 잠드는 등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전문의 진료와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우선 필요하겠다. <강지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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