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희식의 하루를 시작하며] 8월은 젊은이의 계절

[부희식의 하루를 시작하며] 8월은 젊은이의 계절
  • 입력 : 2021. 08.11(수)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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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와 올해는 팬데믹 시대를 맞아 유난히도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었다.

특히 8월은 젊은이들이 작렬하는 태양을 거느리고 산과 바다로 가서 강인한 육체를 불태우는 계절이다. 육신의 건강 뿐만 아니라 정신건강도 건전하게 만들어야 할 계절이다. 정신의 건전하지 않으면 그 육신마저 황폐해지고 우리네 삶 자체가 무너지게 된다.

젊은이들이 가슴속에는 감성의 숲이 무성하게 가꿔져 있어야 하고, 지성의 탑이 여기저기에 우뚝우뚝 솟아 무한한 도전과 창조를 위한 야성의 태양이 불타고 있어야 한다. 또한 그들의 가슴속에는 윤리와 도덕의 길을 밝혀 주는 마음의 달이 휘엉청 높이 떠 있어야 한다.

젊은이들은 산과 들과 바다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높고 넓은 곳, 풀과 나무, 아름다움과 추함, 선과 악도 함께 보게된다.

미추(美醜)를 봤을 때 깊이 생각하면 예술이 나오고, 선악을 봤을 때 깊이 생각하면 철학이 싹트고, 성속(聖俗)을 따지고 깊이 들어가면 종교가 나타나게 된다. 돌과 산과 바다를 돌아다니다 보면 풀과 나무, 돌과 바위, 그리고 흐르는 하천 물과 나는 새, 떠 다니는 구름과 바람 등도 보게 된다. 이러한 현상들을 마음의 눈으로 꿰뚫어 보면 그 곳에서 무언의 언어가 숨어 있고 침묵의 소리가 곳곳에 녹아 흘러들어가 무설(無說)의 설법이 생성된다. 이를 무정설법(無情說法)이라 하고 이에 반대 개념을 유정설법이라 한다.

유정설법은 인간의 언어와 인간의 문자이다. 인간의 언어와 문자에는 항상 과장이 있고, 허구와 오류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무정설법에는 언제나 진실이 숨어 있을 뿐이다.

젊은이들에게 무정설법의 기회를 얻는다는 것은 심혼의 깨달음이 샘을 만나는 일로써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모든 사물과 사상(事象)에는 원리가 있고 질서가 있기 마련이다. 사물과 사상을 보고 그 속에 뛰어들어 깊은 사색과 궁구(窮究)를 되풀이 하다 보면 원리와 이치와 질서를 익히게 된다.

이를 불교적으로 표현하면 무정설법을 듣는다고 하고, 유교적으로 표현하면 격물치지(格物致知)를 하게 된다고 한다. 유가(儒家)의 경전인 대학의 사상에는 수기치인(修己治人)의 팔조목(八條目)이란 게 있다. 젊은이들에겐 케케묵고 낡아빠진 사상이라 져버릴줄 모르지만, 다시 한번 조명해 가슴속에 새겨볼 일이다.

사람이 장차 타고난 밝은 덕성德性을 발휘해 천하를 태평스럽게 잘 다스리는 것을(平天下), 먼저 자기 나라부터 잘 다스려 나가는 것을(治國), 자기 나라를 잘 다스리고자 할 때는 먼저 자기 집안부터 바로 세워 나가는 것을 (齊家), 자기 집안을 바로잡고자 할 때 먼저 자기 몸부터 잘 닦는 것을(修身), 자기 몸을 잘 닦고자 할 때는 먼저 자기 몸의 주인인 마음을 바르게 세우는 것을(正心), 마음을 바르게 지니려면 먼저 마음의 근원인 뜻을 참되게 하는 것을(誠意), 자기의 뜻을 참되게 하려면 먼저 뜻의 뿌리인 삶을 명백히 하는 것을(致知), 앎을 명백히 하려면 먼저 그 대상인 사물의 이치를 투철히 밝히는 것이 격물(格物)이다. 팬데믹 시대를 잘 다스려 전화위복의 길이 되길 바란다. <부희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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