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우의 월요논단]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바라보며!

[남동우의 월요논단]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바라보며!
  • 입력 : 2021. 07.05(월)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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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근대 이후 역사에 '3개의 100년'이 공존한다. 그중 하나는 19세기 아편전쟁을 전후로 서구로부터 주권 침해와 치욕적인 모욕을 당했던 '굴욕의 100년'이다. 나머지 '2개의 100년'은 그런 굴욕의 역사를 교훈삼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달성하기 위해 전진하는 '희망의 100년'으로, 2021년 공산당 창당 100주년과 20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이다. 7월 1일 그 '희망의 100년' 가운데 하나인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아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대규모 기념식이 거행됐다. 이날 행사엔 러시아, 북한 등 전 세계 100여 개국의 외교 사절이 참석했으며, 상황을 고려해 거창한 열병식은 거행하지 않았지만 베이징 하늘에 첨단 군용기들을 띄우는 등 대규모 자축행사를 벌였다.

이번 기념행사에서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경축하고 지난 100년의 빛나는 발자취를 회고했으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밝은 미래를 전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기념 연설에서 "중국을 압박하고 괴롭히면 14억 인민이 만든 강철 장성에 머리가 깨져 피 흘릴 것"이라고 말하면서 대만과 홍콩 문제에 외국이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또한 "중국 인민은 일어났고 부유해졌고 강해졌다"며 "중화민족이 억압, 굴욕을 당하는 시대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오늘날 중국은 지난 100년의 분투 목표였던 '소강사회' 건설을 실현해 역사적인 절대 빈곤 문제를 해결했으며,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으로 크게 성장해 미국과 함께 세계 G2국가의 반열에 진입했다.

한 국가의 흥망성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중국같이 역사적으로 아시아, 특히 동북아 지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나라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중국의 부상이 세계 평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인가? 중국의 강한 힘이 동북아에서 점차 심화되고 있는 분쟁들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될 것인가? 지역을 축소해 대한민국에게는 또는 우리 제주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시진핑 주석은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중국인들은 다른 나라 국민을 괴롭히거나 억압하거나 노예로 만든 적이 없다"며, "과거에 그런 적이 없었고, 지금도 하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말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국가는 없어 보인다. 현재 해양강국 건설을 대내외에 천명하고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를 거쳐 우리의 서해, 남해 바다를 상대로 중국이 취하고 있는 공세적인 모습을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는 상생 협력할 분야도 있지만 양보없이 치열하게 다퉈야 하는 갈등 분야도 공존하고 있다. 바로 해양 영토 주권과 관할권 문제이다. 서해에서의 해양경계협정 문제와 이와 연계돼 있는 이어도의 관할권 문제가 수면 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제법에 근거한 해결보다는 힘으로 밀어 붙일 수 있어 심히 우려된다. 지난 100년간 거친 풍파를 헤치며 목표를 향해 전진해온 그들의 거친 숨소리와 이를 통해 축적된 강한 힘의 기운이 바다건너 여기 제주에서도 강하게 느껴진다.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기념하는 그들의 축포를 편안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없는 이유이다. <남동우 제주대 교수.예비역 해군 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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