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인의 한라시론] ‘유기질비료’ 알고 쓰자

[문영인의 한라시론] ‘유기질비료’ 알고 쓰자
  • 입력 : 2021. 03.11(목)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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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농촌의 도로주변에 사각으로 포장된 정체모를 물건들이 많이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농림부와 도에서 보조해 주는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으로 공급되는 것으로 육지부에서 들여온 가축분 또는 부산물퇴비인 것이다. '21년 농림부의 유기질 비료공급지원 규모는 226만t에 국고보조금 1130억원으로 '17년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 연간 육지부에서 들여오는 유기질 비료는 대략 8만t 정도로 추산돼, 제주섬이 우리나라의 정화조 역할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내에도 가축분과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생산되고 있고, 가축분 처리에 대한 규제도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현 시점에서 제주도에서는 비료제조업체를 육성해 도내의 자원을 활용하고 환경을 지켜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으로 보조되는 비료 중 가격이 싼 부숙 유기질비료 2종이 대부분 공급되고 있다. 그 중 ‘가축분퇴비’의 원료는 쇠똥(牛糞), 돼지똥(豚糞), 닭똥(鷄糞)에 톱밥과 같은 유기물을 절반정도 혼합해 일정기간 썩힌(腐熟)것이고, ‘부산물퇴비’는 가축분에 음식물 쓰레기, 임산물, 수산물, 축산물, 식품가공부산물 등 산업부산물을 배합하고 썩힌 후 포장해 판매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짚, 산야초, 낙엽 등을 쌓아서 발효시킨 것은 퇴비(堆肥)라고 하며 가축분뇨와 짚 등의 깔개가 혼합된 것을 썩힌 것을 구비(廐肥)라고해 구분하는데, 과거에 쇠거름, 돝거름이라 해, 밑거름으로 밭 전면에 뿌리고 갈아엎는 형태로 이용해 왔었다. 퇴.구비의 주된 기능은 흙 속에 물과 비료의 보유 능력을 높이고 미생물의 활동을 활발하게해 작물의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뿌려줘야 하는 것이다. ‘가축분 퇴비’의 비료성분 함량으로 볼 때 우분이 가장 적고 계분이 가장 많다. 퇴, 구비는 작물 생육기간 동안 서서히 효과를 나타내지만, 계분은 1년 이내 흡수 이용률이 가장 높아 채소 등 생육기간이 짧은 작물에 이용하는 것이 좋다.

퇴비는 농사에 꼭 필요한 것으로 흙속에서 서서히 분해해 효과가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 많은 량의 시판 퇴비를 매년 사용할 경우 비료효과가 늦게 까지 나타남으로써 작물이 제때 익지 않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계분 함량이 많은 제품을 계속해 사용하면 흙이 산성화가 빨라지며, ‘부산물 퇴비’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들어 있어서 남아있는 소금에 나무나 작물의 뿌리가 피해를 받을 수도 있다. 일부 산업부산물에 들어있을 수 있는 중금속은 흙 속에서 이동성이 적고 빗물에 의해 빠져나가기도 어렵기 때문에 작물의 자람이 나빠지는 토양오염(土壤汚染)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시판되는 퇴비는 판매 전에 충분히 썩히고 안전하다고 판명됐을 때 제품을 공급하겠지만 부분적으로라도 덜 썩은 제품을 뿌렸을 때 유해가스가 발생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비닐하우스 안이나 비닐멀칭을 하는 경우에는 작물 재배 한 달 전에 뿌려야 가스피해를 막을 수 있고, 비료 값이 싸다고 한꺼번에 많이 뿌리면 갑자기 흙속에 비료 량이 너무 많아져 작물 자람이 오히려 나빠 질수 있으니 제품별 권장량을 지키는 것이 좋다. <문영인 제주농업생명과학박사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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