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숙의 현장시선] 제주관광의 브랜드화

[고은숙의 현장시선] 제주관광의 브랜드화
  • 입력 : 2020. 12.18(금) 00:00
  •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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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한국인이면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최고의 여행지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제주를 찾아주는 내국인은 제주 관광을 지탱해주는 힘이 됐다. 허나, 제주 관광의 위기는 포스트 코로나 이후 내국인은 다시 해외로 발길을 돌리고, 전 세계 해외 여행지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될 시점이 더 큰 위기가 될 수 있다는 경고를 우리는 간과해선 안 된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단기적으로 내국인 관광 수요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지만, 해외 관광의 문이 열렸을 때를 대비해 글로벌 관광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재단장.재정비의 준비에도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관광 시장에서 제주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세계 시장조사 전문기업 유로모니터(Euromonitor International)에 따르면, 2019년 세계 100대 인기 여행지에 1위 홍콩, 2위 방콕, 3위 런던, 4위 마카오, 5위 싱가포르, 24위 서울, 그리고 제주는 95위다. 아시아 주요 도시가 상위권에 선정된 것을 보면 글로벌 관광객에게 여행목적지로서 아시아 도시의 매력도는 이미 검증된 것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제주의 현실은 글로벌 인지도도 약하고, 아시아 혹은 한국을 떠올리면 제주를 바로 연상할 수 있는 강력한 포지셔닝도 아쉬운 수준이다. 그래서 지금부터 제주를 글로벌 파워 브랜드로 키워내는 준비를 제대로 시작해야 한다. 파워 브랜드가 된다는 것은 프리미엄의 가치를 가진다는 것이고, 우리의 고객인 관광객들이 지갑을 기꺼이 더 열게 된다는 의미다. 제주 관광 질적 성장 기본계획(2016), 제3차 관광 진흥계획(2019)에도 제주관광 브랜드 개발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나, 아직 제대로 시작도 못 했다.

흔히들 브랜드화를 슬로건과 로고를 만드는 작업이라고만 생각하지만, 이는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고 중심에 세워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들을 통합·관리할 수 있는 브랜드 체계를 구축하고, 그리고 그 브랜드의 의미를 대표적으로 체감시킬 수 있는 시그너처 상품을 제시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제주는 자주 경험하지 못하고, 자주 보기 어렵고, 자주 일어나지 않는 것을 만날 수 있는 놀라움과 감동을 주는 곳이라는 점에서 여행지로서 아주 매력적이고 차별화된 강력한 브랜드로 포지셔닝 할 수 있는 기회를 제대로 살려야 한다.

추진 주체별로 무분별하게 브랜드와 메시지를 양산하는 상품·서비스·축제 등을 브랜드 관리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통합된 이미지를 구축함으로써 글로벌 관광객은 물론, 이미 해외여행을 통해 글로벌 눈높이에 맞춰진 내국인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일방향적 추진이 아니라, 도민과 관광객 모두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전개했을 때 공감대의 폭이 넓은 지속가능한 브랜드화가 가능하다. 이 점에서 관광지 브랜드로서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꼽히는 포르투갈의 '포르투(Porto)'라는 도시의 사례는 우리 모두가 주목해 볼 만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관광지에 대한 재평가와 기대치가 변화함에 따라 전 세계 관광산업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이때, 제주 관광은 세계인들의 사랑을 넘어 감탄까지 이끌어내는 파워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재단장할 때다. 문을 활짝 다시 열어 신장개업이라는 간판을 내걸 때 우리를 어떻게 업그레이드할 것인가? 그 고민의 시점은 바로 지금이다. <고은숙 제주관광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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