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간의 현장시선] 제주경제, 자신감 회복이 우선이다

[이은간의 현장시선] 제주경제, 자신감 회복이 우선이다
  • 입력 : 2020. 11.13(금) 00:00
  •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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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심리다’라는 말이 있다. 가계, 기업 등 경제주체의 심리 변화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경제 상황에 대한 가계와 기업의 심리가 호전될 경우 소비와 투자를 늘림으로써 경제가 호조를 보이는 반면, 국가적 재난 등에 따른 소비, 투자 심리 위축이 경기 악화로 이어지는 것이 좋은 예다. 심리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경제 상황을 파악하고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경제주체의 심리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여 이에 따른 선제적이고 다양한 정책 대응 방안 마련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제주 내 가계와 기업을 대상으로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를 매월 파악하고 있는데, 최근 제주의 경제주체들은 지역경제 상황을 다소 비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의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의 경기실사지수 모두 기준치인 100 아래로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2018년 중반 이후 기준점인 100을 중심으로 소폭 등락하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던 소비자심리지수는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올해 2월 큰 폭 하락한 이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가가 바라보는 체감 업황은 더욱 심각한데, 코로나19 이후 업황 및 매출 기업경기실사지수는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기업경기조사를 실시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인 20~60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최근 제주지역의 경제 심리 지표가 부진한 이유는 2018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된 이후 회복세가 더디게 진행 중인 지역경제에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가 더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고,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관광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입은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전염병이라는 코로나19의 특성상 백신이 개발, 보급되기 전까지는 경제 상황에 대한 비관적인 심리가 쉽게 호전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과도한 비관적인 심리가 이어질 경우 투자 심리와 실물 경제를 위축시켜 실제로 더 큰 위기 상황을 가져오는 자기실현적 위기(self-fulfilling crisis) 가능성도 있는 만큼 경제주체의 심리를 개선하고자 하는 다양한 노력과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제주경제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나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점은 매우 다행스러운 현상이다. 10월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소 완화되면서 내국인 개별 관광객을 중심으로 관광산업이 점차 회복하고 있으며, 9월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와 광공업생산지수도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되었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 한 제주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심리가 극적으로 개선되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지자체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다양한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소상공인 등 일부 민생 부문에서 정책 효과가 나타나면서 심리가 개선될 여지가 보이고 있다. 그간 다양한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해 온 제주경제가 특유의 자생력을 바탕으로 기업, 도민이 힘을 합쳐 어려운 경제 상황을 극복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은간 한국은행 제주본부 기획조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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