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 (152)제주시 애월읍 구엄리 '애월리에'

[당찬 맛집을 찾아서] (152)제주시 애월읍 구엄리 '애월리에'
"돔베고기 올라간 까르보나라, 안 되나요?"
  • 입력 : 2018. 08.02(목) 20:00
  • 손정경 기자 jungks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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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월리에'의 대표메뉴인 오징어먹물과 제주보말을 넣어 요리한 '제주 보말 아란치니(arancini)'와 제주 흑돼지와 전복 등을 푸짐하게 넣은 크림소스 파스타인 '애월리에 파스타'. 사진=손정경기자

애월읍 구엄리 퓨전양식 레스토랑 '애월리에'
제주味 가득 담긴 보말 아란치니 등 인기 메뉴

아틀리에서 따온 식당명… "셰프의 공방으로"

"베이컨 대신 제주 향토음식인 돔베고기가 올라간 까르보나라가 한국인 입맛엔 더 맛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제주시 애월읍 구엄리에 위치한 퓨전양식 레스토랑 '애월리에'의 셰프 김태완(39)씨는 끼니마다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이탈리아 요리를 선보이는 게 꿈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레시피를 연구하느라 늘 분주하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애월리에'는 김씨와 부인 장지원(39)씨, 직원 이형주(24)씨 세 사람이 함께 운영해오고 있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애월리에'는 (사진 왼쪽부터)부부인 장지원(39)씨와 김태완(39)씨, 직원 이형주(24)씨 세 사람이 함께 운영해오고 있다.

'애월리에'를 열기 전 김씨는 일본에서 유학을 하며 양식을 전공했다. 일본 유학시절, 양식을 요리하면서도 제철에 맞는 식자재와 함께 간장, 된장 등을 이용해 일본식화 된 양식을 선보이는 점이 상당히 인상 깊었다고 김씨는 전했다.

"일본의 경우 어떤 요리든 일본화된 음식을 선보이는 경우가 많아요. 심지어 프랑스인 셰프가 프랑스 요리를 배우기 위해 일본에 올 정도니까요. 그때 '왜 파스타엔 꼭 올리브오일을 써야만 할까, 참기름을 쓰면 더 고소하진 않을까'라는 식의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단 생각이 문득 들더라구요. 그때부터 제주생선을 이용한 리조또 등 실험적 도전을 하기 시작했죠"라고 김씨는 설명했다.

제주 보말 아란치니

'애월리에'. 독특한 식당이름을 몇 번이나 곱씹어 보다 어떤 의미냐고 물어봤다. 김씨는 식당이 위치한 '애월'과 예술가의 작업실이란 뜻을 가진 '아틀리에'를 더했다며 "애월에 셰프의 공방을 만들어보잔 의미로 식당이름을 이같이 정했다"고 말했다.

식당 인테리어 역시 오래된 창고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구조다. 조금은 전형적일 수 있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의 인테리어 보다는 빈티지한 느낌을 원했다는 게 김씨 부부의 설명이다. 아내 장씨는 "음식은 물론 인테리어도 부담스럽고 싶지 않았어요. 오랜 시간 이 자리에 있던 건물처럼 꾸미려 했죠. 어느 날 지나가던 행인분께서 신축건물인데도 기존의 건물을 리모델링 하냐고 물어보셨어요. 그때 '아, 딱 우리의 콘셉트처럼 꾸미고 있구나' 싶어서 행복했죠"라고 웃어 보였다.

이어 김씨 부부에게 식당의 대표메뉴가 무엇이냐고 묻자 오징어먹물과 제주보말을 넣어 요리한 '제주 보말 아란치니(arancini)'와 제주 흑돼지와 전복, 왕새우, 한치 등을 푸짐하게 넣은 크림소스 파스타인 '애월리에 파스타'라고 소개했다. 그 외에도 황게와 전복, 제주산 흑돼지를 함께 끓여내 칼칼한 맛이 일품인 '황제 짬뽕'은 물론 '비주얼 수제 돈까스''한우 등심 스테이크 덮밥''청양칠리 고르곤졸라 피자' 등의 인기도 꾸준하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한국에선 조금 생소하지만, 이탈리아에선 흔한 메뉴가 아란치니예요. 겉면에 쌀가루를 묻혀 튀겨내는데 제주색을 살리고 싶어 쌀과 함께 제주보말을 넣어 요리해봤는데 생각보다 맛이 잘 어우러져 메뉴로 내어놓게 됐죠. 고객의 평가도 좋아요"라고 설명했다.

바사사삭 소리를 내며 동그랗게 튀겨진 아란치니의 반을 가르면 두툼히 들어가있던 치즈가 먹음직스럽게 녹아 내린다. 아란치니 위에 올려져있던 상큼한 샐러드와 함께 먹으면 그 맛이 배가 된다. 흑돼지 뼈 육수를 베이스로 한 크림소스 파스타의 경우 청양고추, 생강, 파 등의 재료를 사용해 칼칼한 맛이 더해졌다.

김씨는 "이탈리아 음식이라고 하면 가끔 먹을 때는 맛있지만 느끼해서 매일 먹기엔 부담스럽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많더라구요. 한국인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칼칼함을 더해 매일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메뉴를 만들었고, 또 더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애월리에'는 정말이지 그만의 메뉴를 개발하는 공방으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는 듯 했다.

제주 향토음식을 퓨전화한 양식을 선보이며 '애월리에'만의 방식으로 제주 향토음식을 이슈화시키고 싶다는 김씨 부부. '오늘은 또 어떤 요리를 해볼까'란 고민으로 매일을 시작한다는 그들을 보며 앞으로 선보일 '애월리에'만의 독특한 메뉴는 또 무엇일지 한층 기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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