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헬스케어](26)발달지연(뇌성마비)

[제주건강보고서 헬스케어](26)발달지연(뇌성마비)
태아나 영아 뇌손상으로 운동·자세 발달장애
  • 입력 : 2012. 08.03(금) 00:00
  • /조상윤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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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경직이 있는 한 뇌성마비 환아에게 보튤리눔 독소 주사를 시행하고 있다. /사진=제주대학교병원 제공

뇌손상 발생기준 만 2~3세
조산에 의한 미숙아 주원인
재활치료는 가족 참여 중요

▲김보련 교수

불과 10년 전만 해도 발달이 느린 아이들을 둔 엄마는 '우리 큰 애도 발달이 좀 느렸었는데 크면 다 따라잡더라'고 비교적 느긋했었다. 하지만 최근 급속도의 정보교류는 물론 국가 차원의 '영유아검진사업'이 시행되면서 아이의 발달 지연이 의심돼 병원을 찾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따라서 발달 지연을 야기하는 질환 중의 하나인 뇌성마비는 이제는 상당히 많이 알려진 병명이 됐다. 제주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김보련 교수의 도움으로 뇌성마비에 대해 알아 본다.

▶뇌성마비

뇌성마비는 발달 중인 태아 혹은 영아의 뇌에 발생한 진행하지 않는 손상으로 인해 활동 제한을 유발하는 운동 및 자세 발달 장애를 일컫는다. 뇌손상이 발생하는 시기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으나 대체로 뇌의 수초화(myelination=슈반 세포나 핍돌기 교세포가 뉴런의 축색을 감싸서 수초를 형성하는 발달 과정)가 어느 정도 완성되는 만 2~3세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나라에서 뇌성마비 환아의 유병률에 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선진국의 통계를 보면, 1000명의 생존 출생아 중 2~3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신생아 관리가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미숙아와 같은 고위험군의 증가와 환경 문제 등으로 인해 40여년간 유병률의 변화는 크게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성마비의 원인

뇌성마비를 일으키는 원인 인자 중 가장 강력한 위험 인자는 조산에 의한 미숙아이다. 국내 연구에 의하면 미숙아에서 체중이 2000g 이하이거나 32주 이전에 태어난 경우 경직성 뇌성마비의 위험도가 높아진다고 보고됐다. 32주 이전 태아의 뇌는 뇌혈류의 감소에 대한 자가조절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뇌로 가는 혈류가 감소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서 뇌손상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임신 중 바이러스 감염, 임신중독증이나 태반 이상 등의 산과적 합병증 등 다양한 원인 인자들이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약 20% 정도에서는 원인을 추정할 수 없고, 대부분 하나 이상의 위험 인자를 갖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모든 뇌성마비 아이들은 어머니의 태안에서, 분만 전후 혹은 어린 영유아 시기 때 어느 정도의 뇌손상을 받은 적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뇌성마비의 증상과 진단

뇌성마비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이상 운동 및 자세 발달의 지연이다. 이상 운동의 양상에 따라 경직형, 불수의 운동형, 운동실조형, 저긴장형, 혼합형으로 분류한다. 침범된 부위에 따라 단지마비형, 양지마비형, 사지마비형, 편마비형으로 구분한다. 뇌성마비를 주로 운동 기능의 문제에 초점을 맞춰 정의하고 있지만, 손상된 뇌 부위가 다른 여러 장애를 동시에 유발할 수 있다. 흔히 동반되는 장애로는 지적 장애, 경련, 시각 장애, 청각 장애, 연하 장애, 위장관 장애 등이 있다.

뇌성마비를 진단할 때는 우선 뇌성마비의 정의에 해당하는 조건들을 충족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적극적인 조기 재활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발달 지연을 보이며 뇌성마비의 가능성이 있는 환아는 확실한 진단이 내려지기 이전부터 운동 발달 장애에 대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적극 추천된다.

이를 위해선 소아재활 전문의에 의해 이뤄지는 상세한 병력 청취와 신체검진 및 대운동, 소운동, 자세, 언어 및 인지 영역에서의 발달지연 여부를 평가할 수 있는 발달평가가 필수적이다. 뇌자기공명영상이나 컴퓨터 단층촬영을 통한 원인병변의 확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1세 이전에 뇌성마비를 진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실제로 뇌성마비의 전형적인 비정상 운동 양상이 나타나는 시기까지는 어느 정도 진단이 지연되며, 통상 18~24개월 경에 진단된다. 뇌성마비가 진단되면 동반되는 장애에 대한 진단이 필요하다. 이를 기초로 조기 재활 및 교육프로그램을 세우게 된다.

▲뇌성마비 환아들에게 처방되는 다양한 하지 보조기들.

▶뇌성마비 환아의 재활 치료

뇌성마비 환아의 재활 치료 목적은 뇌성마비에 동반된 합병증을 감소시키고, 뇌손상으로 인해 정상 발달을 경험하지 못하는 이환된 부위에 다양한 재활 치료를 통한 움직임의 기회를 제공해 새로운 기술을 획득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며, 영유아기에는 주로 비정상적인 반사와 자세를 예방하는 적절한 자세 교육, 감각운동, 언어와 인지발달 촉진을 위한 치료 등을 시행한다. 재활 치료는 의사와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등으로 구성되는 재활 치료팀 접근방식으로 이뤄지며 효과적인 재활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모를 비롯한 모든 가족들이 적극적으로 치료에 참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뇌성마비 환아들에게 시행되는 재활 치료로는 운동발달을 촉진하기 위한 신경발달치료법과 관절 구축을 예방하기 위한 스트레칭, 근력강화 운동, 적절한 자세 유지, 기립대를 이용한 직립 훈련 등의 운동 치료, 일상생활동작 훈련과 소운동 기능 훈련, 연하치료 등의 작업 치료, 인지 치료, 언어 치료 등이 있다. 그리고 관절 구축 및 경직 감소를 위한 다양한 형태의 팔 및 다리 보조기, 보행을 도와주기 위한 보행훈련기와 보행기, 이동을 위한 의자차, 기립대나 섭식의자 등의 자세유지 기구들이 필요할 수 있으며, 이는 소아재활 전문의와 상의해 결정하도록 한다. 또 뇌성마비 아동에게서 경직의 완화를 위해 보튤리눔 독소 주사를 시행할 수 있으며, 주사 후 보행 양상, 상지 기능의 향상, 통증의 완화, 침흘림의 개선 등의 다양한 효과들이 연구를 통해 많이 보고되고 있다. 이 외에도 수치료, 전기자극 치료, 승마 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이 시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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