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해양수산연구원이 하천정비와 해안도로 개설 등 연안개발이 주변마을어장에 미치는 영향과 자연적 어장생태계로 복원방법을 찾기 위한 본격적인 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나 내년도 예산안에 고작 1900만원이 편성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자치도해양수산연구원은 내년부터 도내 하천정비와 해안도로 개설 등 연안개발이 주변 마을어장에 미치는 영향과 자연적 어장생태계로 복원방법을 찾기 위한 본격적인 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제주자치도가 홍수방지를 위해 추진한 하천정비는 집중 강우시 홍수방지의 효과를 가져오고 있지만 연안 마을어장으로 담수와 토사 등이 일시적으로 대량 유입되면서 어장내 자연생산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본보 조간대 탐사대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년에 걸쳐 도내 마을어장과 조간대의 해양생태계를 조사한 결과 제주 본섬의 연안 지역은 유무절석회조류, 거품돌산호, 말미잘류 등이 빠르게 확산돼 해양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주 본섬 주변에 위치한 우도와 차귀도는 제주연안과는 다르게 비교적 다양한 해조류가 분포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결과로 볼 때 제주연안어장 생태계 변화는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상승으로만 나타나는 현상으로 간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즉 수온상승 이외에도 초식동물의 증가, 태풍이나 풍랑 등 강한 외력에 의한 영향, 육상양식장의 밀집으로 인한 배출수의 영향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도내 중산간에서 진행되는 도로확장이나 배수로 정비 등으로 인한 흙탕물의 과다유입은 연안 생태계의 낮은 수심에 서식하는 생물에게 생리적 스트레스를 주고 있어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도의회 농수축·지식산업위원회 구성지 의원은 지난해 12월 열린 '2012제주자치도예산안' 심사에서 "제주도는 사면이 바다이기 때문에 바다를 살리는 일을 가장 먼저 해야하지만 죽어가는 바다를 이용해서 돈 버는 일들에만 예산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바다살리기 운동, 마을어장 살리기 운동을 우선해야 된다"고 주문했다.
또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개발이나 지원투자보다는 궁극적으로 환경개선사업을 병행하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며 "마을어장 살리는 큰 틀의 마스터플랜을 만들고 세부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해 하나 하나를 매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제주특별자치도는 내년 환경변화에 따른 해양생태계복원연구사업비로 고작 1900만원만을 계상해 연안생태복원 사업의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자치도의회 예산결산위원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