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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폭염에 발길 뚝… 상인들 힘겨운 여름나기
7일 입추지만 폭염 계속... 제주시민속오일시장 한산
상인들 "장사 안 돼 물건 상할까 걱정... 일찍 장사 접기도"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입력 : 2024. 08.07. 16:35:24

7일 제주시민속오일시장에서 더위를 식히기 위해 한 상인이 부채질을 하고 있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더워서 못 살겠다는 소리는 올해 처음으로 해보는 것 같아요.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륵주륵 흐릅니다."

절기상 가을로 접어든다는 입추인 7일 오후 제주시민속오일시장. 계속되는 찜통더위로 시장 상인들의 표정에는 힘든 기색이 가득했다. 휴가철임에도 폭염 등의 영향으로 손님의 발길은 한산했고, 물건값은 날이 갈수록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상인들의 이마에는 땀이 주르륵 흘러 있었고, 옷이 젖은 경우도 다반사였다.

열기를 식힐 쿨링포그가 시장 내 아케이드를 따라 설치돼 있었지만, 시원함을 가져다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상인들은 목에 두른 수건을 이용해 땀을 훔치거나 부채질 또는 선풍기에 의존해 열기를 식혔다.

오이 등 채소를 파는 상인들은 불볕더위에 노출된 채소들이 상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했고, 생선가게 상인들 중 몇몇은 이날 장사를 일찍히 접었다. 이들의 점심은 얼음이 동동 띄워진 오이냉국 또는 콩국수였으며, 얼음물로 배가 차 끼니를 거르는 상인도 목격됐다.

장날이면 손님이 북적거리던 제주시오일시장이 무더운 날씨로 인해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희만기자

70대 야채상인 A씨는 "아침 일찍부터 장터에 나와 있었는데 지금까지 하나도 팔리지 않았다"면서 "여길 봐봐라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있나. 덥기는 너무 덥고 장사는 안 되고 이제 그만 장사를 접고 집에 가야겠다"고 말했다.

수산물 상인 B씨도 "갈수록 생선 가격은 올라가는데 찾는 사람은 없다"면서 "코로나 때보다 어찌 장사가 더 안되는 것 같다. 생선은 특히 빨리 상해 빨리 팔아야 하는데 한숨만 나온다"고 푸념했다. 이어 "다들 이런 상황이니 오늘 장에 안나온 상인들도 많다"면서 "집에서 그냥 쉬는 것보다 하나라도 더 팔자는 생각에 나왔는데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르륵 흐른다. 선풍기 바람으로 열기를 식히고는 있는데 더운 건 매한가지"라고 토로했다.

시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더워서 못 참겠다. 빨리 에어컨이 있는 곳으로 가자"라며 서둘러 시장을 떠났다.

이날(7일) 제주는 산지를 제외한 도 전역에 폭염경보가 발효되는 등 무더운 날씨를 보였다.

오후 3시30분 기준 주요 지점별 최고기온(최고 체감온도)는 제주 33.1℃(33.9℃), 외도 33.3℃(34.1℃), 한림 34.9℃(34.6℃), 구좌32.9℃(33.9℃) 등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체감온도가 35℃내외로 올라 매우 무덥겠다"면서 "온열질환 발생에 주의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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