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제주문화계 결산 (3)공연] 지속가능한 관악제 과제... 제주 창작곡 주목

[2017 제주문화계 결산 (3)공연] 지속가능한 관악제 과제... 제주 창작곡 주목
  • 입력 : 2017. 12.25(월) 19:3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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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인 지난 8월 15일 제주국제관악제 거리 퍼레이드가 열려 외국인 참가자들이 제주시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사진=한라일보 DB

연륜에 걸맞는 국제관악제 전문 운영 시스템 구축 숙제
제주4·3과 해녀 창작곡 초연… 삼성혈 소재 관악곡 금상
도립무용단 상설공연 화려함 속 소박한 제주춤 무보집


제주 공연계의 8할은 음악이 차지한다. 제주대에 일찍이 음악학과가 개설돼 전문 인력을 배출했고 제주도립예술단에 교향악·합창·관악단 등 음악 인재들이 진출할 통로가 마련되어 있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첼로, 피아노, 플루트, 타악 독주회 등이 잇따랐고 도립예술단의 의미있는 무대도 있었다. 반면 연극과 무용은 올해도 고군분투했다.

▶제주 역사·문화 담은 곡 발표 잇따라=8월 제주국제관악제는 국내를 대표하는 음악제로 성장해왔다. 자력으로 음악축제를 탄생시킨 제주 음악인들의 열정을 바탕으로 스무 해 넘게 순항하고 있다. 초·중·고 음악교과서에 실리고 유명 관악인들의 발길이 꾸준하지만 과제도 있다. 22개국 3700여명이 참가한 2017제주국제관악제는 해녀문화와 함께하는 관악제, 밖거리 음악회, 우리동네 관악제 등 도내 곳곳을 돌며 다채롭게 진행된 반면 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 사무국 상근 인력 확보 등 전문적 음악제로 커나가기 위한 시스템 구축은 미흡했다. 관악제 거리 지정, 전용 공연장 마련 등 숙제를 남긴 채 다음해를 기약했다.

올해는 제주 소재 창작곡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늘었다. 도립제주교향악단은 지난 4월 제주4·3추모음악회와 서울 교향악축제 프리뷰를 겸한 무대에서 최정훈의 '다랑쉬-레드아일랜드 Ⅱ'를 초연했다. 도립서귀포관악단은 지난 5월 정기연주회에서 2017제주국제관악제 위촉곡인 박성균 작곡의 '해녀'를 처음 연주했다. 한국관악협회제주지회장인 홍정호씨는 5년에 걸쳐 완성했다는 심포닉밴드를 위한 교향시 '삼성혈'로 지난 10월 제1회 서울윈드앙상블 대한민국관악작곡콩쿠르에서 금상을 받았다.

▶놀이패 한라산 30주년 조촐하게 기념=연극은 지난 3월 두 팀이 경연을 벌인 대한민국연극제 제주예선에서 "준비가 안됐으면 무대에 올리지 말라"는 심사평을 들어야 했다. 그래도 무대는 계속됐다. 제주연극협회는 10월 한달 소극장 연극축제를 개최했고 11월엔 제주시 지원을 받아 '제주 더불어-놀다 연극제'를 펼쳤다.

마당극 운동을 이어온 놀이패 한라산은 지난 8월 제주시 산지천 탐라문화광장에서 열한번째 4·3평화인권마당극제를 벌였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직후 창립한 놀이패 한라산은 올해 30주년을 맞았지만 4·3마당극제 현장에서 조촐한 고사를 지내는 것으로 서른 돌을 기념했다.

제주시는 유명 제작사와 손을 잡고 창작뮤지컬 제작에 뛰어들었다. 내년 1월 제주아트센터에서 첫 선을 보이는 '만덕'이다.

무용계에서는 지난 3월 '화이트데이'에 맞춘 기획공연으로 관객을 어리둥절하게 했던 도립무용단이 지난 10월 '상설공연'이라며 '자청비'를 내놓았다. 상설공연 장소·일정 등 추진 계획도 제대로 세우지 않은 채 쫓기듯 올린 '자청비'는 정기공연 보다 두 배 많은 예산을 투입해 화려한 무대와 의상으로 볼거리를 만들었지만 그 이상을 보여주진 못했다.

도립무용단 활동이 제주 무용계의 처음이자 끝은 아니다. 서귀포 무용인 이연심씨는 이달 해녀춤과 물허벅춤을 담은 '제주창작무 무보집'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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