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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분권모델, 제주가 만든다] (6) 스위스 루체른 주의회
"입법·예산 심의권 등 활용 주정부 감시·견제 역할 수행"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입력 : 2023. 11.16. 00:00:00
연방에 속하지 않은 권한 영역서 주헌법·주법률 제·개정
의원 정수·선출 방식·임기 등 자율적으로 규정해 시행
일방적 하향식 의사 결정구조 탈피 '민의 수렴'에 최우선




[한라일보] 루체른 주의회는 주의 최고 입법기관이다.

국회의 구성을 양원(상원의원·하원의원)으로 하는 연방의회와는 달리 단원제로 구성·운영하고 있다.

주의회는 연방에 속하지 않은 권한 영역에서 주헌법 개정과 주법률 제·개정 및 예산 심의권 등을 갖고 있다.

루체른 주의회 전경.

루체른 주의회 회의 진행 모습.

특히 재정과 관련해서는 연간 100만 프랑 이상의 일회성 지출 예산과 일정 금액 이상의 새로운 반복적 지출 예산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하고 있다.

주의회는 주 행정부 내각 대표와 법관을 선출할 권한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민발의에 따른 주민투표 시행 권한을 비롯해 연방하원의원 발의안 등 연방의회 운영에 대한 참여권도 갖는다.

루체른 주의회 실반 백슬러 사무처장이 취재기자에게 주의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스위스는 각 주마다 의회 구성, 의원 정수, 그리고 의원 선출 방식과 임기를 주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루체른주는 주법을 통해 선거권자, 선거 시기, 선거 절차, 투표용지 작성 방법 등에 관한 자제 규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루체른 주의회 의석수는 120석, 임기는 4년이다. 이에 반해 취리히주는 180석, 베른주는 160석이다.

이처럼 주별로 주의회 의석수 편차가 큰 것은 스위스 대부분이 산악지형으로 도시와의 인구 규모와 유권자 집단 간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주의원은 스위스 시민권을 가진 만 18세 이상의 시민이면 누구나 출마할 수 있다. 주 선거는 비례대표제를 기반으로 실시하고 있어 각 정당 또는 정당명부 득표수에 비례해 의석수가 결정된다. 선거구는 전체 인구 중 지역이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일정 수의 의석수가 보장되는 방식으로 소수그룹 보호를 실현하고 있다. 민의의 대변자를 선출하는 선거에서 소수그룹에 대한 보호는 선거민주주의를 이루는 기반이 되고 있다.

루체른 주의회 본회의장 모습.

주의회는 현재 기획재정위원회와 금융거래감독위원회, 법률검토위원회 등 7개 전문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연방정부는 주정부와 주의회의 의견을 존중해 주고 있다.

지난 9월 13일 스위스 현지에서 만난 루체른 주의회 실반 백슬러 사무처장은 "스위스는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대등하고 자율적이다. 우리의 기본 철학은 '가장 낮은 곳에서의 결정이 중요하다'로 일방적인 하향식 의사결정은 이뤄지지 않는다. 기초단위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역량이 낮을 경우 연방정부에서 결정을 도와준다. 연방정부에서 법 개정을 할 경우 주정부의 의견을 반드시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주정부와 주의회의 '아젠다'는 '에어비앤비(숙박 공유 서비스)'에 대한 규제이다. '에어비앤비'가 활성화되면서 루체른 주민들의 거주 공간이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주민발의를 통해 관광객에게 90일 이상 임대해 주지 못하게 하는 법을 제정했고 올해 통과됐다.

루체른 주의회는 최근 병원에서 기본 및 응급의료서비스를 영구적으로 보장받기 위해 병원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고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주의회는 시민들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전자투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연방정부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15개 주에서 선거와 국민투표 기간동안 300회 이상의 전자투표를 시범적으로 실시했다. 2019년 연방정부는 시범 단계의 틀을 다시 짜기로 결정했고 이후 각 주와 협력해 완전히 검증이 가능한 전자투표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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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아스 쾨니히 루체른 칸톤의회 비서실장 "기초자치단체 분할 자유롭게 추진 가능"

"스위스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다양한 DNA가 섞여 있다. 그리고 산악지형이기 때문에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다. 이 때문에 각 주간의 공동체의식 통합이 어렵고 중앙정부 차원에서 컨트롤하기가 어려웠다. 각 지역의 지역공동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 주만의 법을 제정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주의 자치권을 인정함으로써 연방과 주간의 권력 구조가 가능한 분권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토비아스 쾨니히 루체른 칸톤의회 비서실장

토비아스 쾨니히 루체른 칸톤의회 비서실장은 스위스의 지방분권 성공 이유를 이렇게 언급했다.

스위스 연방 헌법 제3조는 '주의 주권에 기반을 둔 연방주의'를 명문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연방정부는 주정부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주고 있다.

그는 "스위스는 지방자치단체의 분할이 자유롭다. 하위정부인 '게마인데'에서 행정구역 분할을 결정하면 상위정부인 주정부는 이를 수용한다. 또 루체른주에서 관광객이나 개발로 인한 쓰레기 처리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주에서 자체적으로 관광세를 징수하겠다고 했을 때 그 문제가 어떠한 지역에 한정되는지 등 문제의 성격에 따라 의사를 결정한다. 단, 교통정체 등 전 국민의 이해 관계가 있는 사안의 경우 그 지역이나 해당 주 외의 주민의견을 광범위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체른 주의회와 주정부는 새로운 정책을 도입할 경우 기본적으로 서비스를 받는 사람이 부담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는 "쓰레기 매립장 선정 시 정부는 지역 의견을 수렴한다. 특정 지역에 비행장을 만들 경우 지역주민들이 반대하면 유치할 수 없다. 지역주민들의 반대의견이 높을 경우 법률의 집행을 제고하고 있다. 현재 지역사회에서 주민발의 청구 요건을 강화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세율 조정에 대해선 주정부 간 규제는 없으나 상황에 따라 세율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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