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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 셋 중 한 명 제시간 내 응급실 이용 못했다
2022년 공공보건의료통계 결과 69.2%만 '30분 내 진료'
접근 불가 지표 전국 최악 도민 16% 제시간 내 도착 불가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입력 : 2023. 09.03. 16:36:22
[한라일보] 제주지역 의료 접근성과 적정 시간 진료 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3일 국립중앙의료원이 최근 공개한 '2022년 공공보건의료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우리나라 '기준 시간 내 2차 의료기관 응급실 이용률'은 평균 72.8%다.

'기준시간 내 의료 이용률'은 각 지역별 거주 환자가 제 시간에 진료를 받았는지를 확인하는 지표로, 의료 여건을 가늠하는 척도를 활용된다. 가령 제주지역은 3차 의료기관인 상급종합병원이 없기 때문에 해당 의료기관에 대한 기준 시간(180분)내 이용률이 매번 0%로 표시되고 있다. 응급 상황에 놓인 대다수 환자들이 주로 찾는 2차 의료기관 응급실의 경우 30분이내 이용할 수 있어야 적정 시간 내에 진료를 받은 것으로 간주한다.

기준 시간 내 응급실 이용률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구가 91.1%로 가장 높았고, 이어 서울(90.3%), 광주(89.2%), 대전(87.8%) 등의 순이었다.

반면 제주는 기준 시간 내 응급실 이용률이 69.2%로 전국 평균(72.8%)을 밑돌았다. 기준 시간 내 응급실 이용률이 가장 낮은 지자체는 전남으로 51.7%에 불과했다.

이처럼 제주지역의 낮은 기준 시간 내 응급실 이용률은 고질적인 병상 포화 문제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구 1000명당 제주지역 응급실 이용자 수는 211.4명으로 전국에서 4번째로 높다. 이런 문제로 최근에는 제주대병원 응급실을 찾은 한 60대 환자가 병상 포화로 1시간 넘게 병원 로비에서 진료를 기다리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열악한 도내 의료 여건 문제는 응급실에 국한되지 않았다.

통계를 보면 적정 시간이 각각 1시간으로 설정된 제주도민들의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기준 시간 내 이용률은 각각 54.5%와 71.1%로 전국 평균(69.7%·78.2%)보다 각각 15.2%포인트와 7.1%포인트씩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 지표를 기준 시간 내 이용률에서 '접근 불가 인구 비율'로 변경하면 제주지역의 열악한 의료 환경은 더 도드라지게 나타났다.

기준 시간 내 의료기관 이용률이 병상 포화로 인한 진료 불가 등 의료기관의 내부적인 요인까지 반영된 결과라면 '접근 불가 인구 비율' 환자 거주지역과 의료기관 위치를 토대로 차량으로 제시간에 도착해 진료를 볼 수 있는지 등 순수하게 물리적 거리만 따진 결과다. 인구 대비 지역별 의료기관 밀집도, 도로 사정과 연관이 있다.

이 지표를 보면 응급실 30분 이내 접근 불가 인구 비율은 제주가 16.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전국평균 4.1%와 비교해도 4배 이상 높다. 소아청소년과 60분 이내 접근 불가 비율도 제주가 12.5%로 제일 높았다. 전국 평균은 2.7%다. 분만실도 사정이 비슷해 60분 내 접근 불가 비율이 제주 5.1%로 전국 평균 2.5%의 2배 수준이었고, 산부인과 60분 접근 불가 비율도 전국 평균 8.1%보다 높은 11.8%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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