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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제주서 3개월 영아 친모가 살해 후 사체 유기 [종합]
제주경찰청 20대 친모 살해 및 사체 유기 혐의 구속 수사
행정기관 조사서 "대구 사는 친부가 보호" 거짓말
출생 3개월 만에 이불로 덮어 살해 추정 시신 못찾아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입력 : 2023. 08.16. 14:14:34
[한라일보] 제주지역에서 장기간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영아가 친모에 의해 살해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그동안 본보는 실종된 영아의 신변 안전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해 보도를 자제해 왔지만 최근 영아가 숨진 것으로 확인되고 또 친모가 살인 혐의로 구속됨에 따라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이번 사건을 보도하기로 결정했다.

16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제주경찰청은 A(26·여)씨를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로 구속해 수사하고 있다. 지난 15일 법원은 검찰이 청구한 A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아들인 B(2020년 출생)군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초 A씨에겐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취재 결과 살해 혐의를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서귀포시는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영유아 건강검진을 B군이 장기간 수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자 지난 5월23일 친모인 A씨를 만나 그 경위를 조사했다.

당시 조사에서 A씨는 아들을 대구에 있는 친부가 보호하고 있는데 6월말 쯤 친부가 아들과 함께 제주에 오기로 했으며, 친부와는 연락이 잘 닿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서귀포시는 A씨 진술과 달리 6월 말에도 친부와 아들이 제주에 오지 않는 등 소재가 여전히 파악되지 않자 지난 7월 21일 서귀포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고, 서귀포경찰은 수사 지침에 따라 사건을 그달 28일 제주경찰청으로 이관했다.

사건을 넘겨 받은 제주경찰청은 아버지와 아들 B군의 소재를 파악하던 중 B군이 이미 숨졌다는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 또 경찰은 친부가 아들을 보호하고 있다는 A씨의 말도 거짓말인 것으로 확인했으며 수사 과정에서 A씨가 아들을 살해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군이 정확히 언제 사망했는지, A씨가 아들을 어떻게 살해했는지, 친부가 범행에 가담하거나 방조한 사실이 있는지에 대해선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본보 취재 결과 B군은 태어난지 3~4개월 사이 사망했으며 A씨가 거주지에서 아들의 얼굴을 이불로 덮어 방치해 숨지게 하는 등 살인의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경찰은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찰은 A씨가 아들의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보고 사체 유기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시신은 아직 찾지 못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선 답변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한편 기존 영아살해죄는 10년 이하 징역에 처하도록 했으나 최근 법 개정으로 영아 살해에 대해서도 일반 살인죄의 사형·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존속살해죄의 사형·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 처벌 규정이 적용된다.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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