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용한의 '화면 조정'. 풍경을 그리지 말라는 등의 '하지마' 요구에 따라 완성된 신작이다. 오른쪽은 기존 작품인 '제주 돌담'. 그들은 익숙한 것들과의 강제적인 이별을 택했다. 혼자였으면 망설였을 그 선택을 같은 길을 걷는 이들이 도왔다. 제주 청년 작가를 중심으로 10명의 시각예술가들이 출품한 '나를 찾아줘-하지마, 하지마, 하지마'전이다. 이 전시는 기나긴 예술의 여정에서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한 새로운 실험으로 기획됐다. 능숙한 표현 방식을 버리고 종전과는 다른 작업 과정을 택해 더 나은 작품을 모색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참여 작가는 고용호, 김강훈, 김산, 박주우, 배효정, 송용한, 신승훈, 양민희, 임영실, 최창훈 작가다. 이들은 저마다 상대 작가의 작품에서 특징적인 요소를 뽑아내 작업 시 제외했으면 하는 것들을 작성했다. 해당 작가는 그것들 중에서 무작위로 세 가지 '하지마'를 골라 신작에 반영했다. 이를 따르다보니 섬세한 묘사가 장점인 작가는 붓을 사용할 수 없었다. 물감과 캔버스가 주요 매체인 작가는 그것들을 써서는 안되는 작품을 만들어야 했다. 특유의 캐릭터와 색채를 추구해온 작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작업에 나서야 했다. 가령 김강훈 작가에겐 구상적인 요소를 넣지 말고, 12호 이상 붓을 쓰지 말고, 물감을 사용하지 말라는 '하지마'가 있었다. 김산 작가에겐 형태 있는 것을 그리지 말고, 유화와 아크릴을 쓰지 말고, 화이트 컬러를 사용하지 말라는 '하지마' 목록이 도착했다. 김강훈의 '물고기도 비에 젖는다'. 12호 이상 붓을 쓰지 말고 물감을 사용하지 말라는 등의 주문에 따라 제작된 신작이다. 오른쪽은 동명의 구작. 김산은 형태 있는 것을 그리지 말고 유화, 아크릴을 쓰지 말라는 다른 작가들의 요구를 반영해 신작인 가변설치 '원초(原初)'를 출품했다. 오른쪽은 이전에 선보였던 '본향(本鄕)-곶'. 기존 작품과 신작을 나란히 보여주는 전시는 두 곳에서 잇따른다. 1월 16~31일 아트스페이스 새탕라움, 2월 1~28일 델문도 로스터스&갤러리. 문의 010-8660-6298.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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