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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겁의 세월 견뎌온 제주 용암동굴의 '발견'
오권준 작가 기증 사진전 4일부터 오백장군갤러리
용천동굴 등 미공개 30점 시간이 빚은 추상화 닮아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18. 05.02. 18:15:49

동굴바닥의 길게 늘어선 파호이호이 용암구조. 만장굴 내부 모습이다. 사진=돌문화공원 제공

동굴의 발견이다. 거기, 그 동굴이 있었다는 식의 말이 아니다. 그곳에 그런 풍경이 있는 줄 몰랐다. 아끼고 아끼는 대상을 찬찬히 뜯어본 결과이겠다. 이달 4일부터 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에서 열리는 '제주 거문오름용암동굴, 그 심연의 표정' 기획전이다.

이번 전시엔 오권준 사진가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기록한 용암동굴 사진이 나온다. 지금까지 그가 세상 밖으로 꺼내보인 적이 없는 용천동굴, 당처물동굴, 만장굴을 담은 기증 사진 30점을 만날 수 있다.

용천동굴 용암종유석과 철산화물 코팅. 사진=돌문화공원 제공

시간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낸 거문오름용암동굴계 내부는 갖가지 표정을 짓는다. 동굴 바닥에 파도가 물결치고 하늘을 향한 천정은 깊은 우물을 닮았다. 용암동굴의 벽은 또하나의 비구상화다.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동굴 속 장면들은 기나긴 세월이 빚어낸 예술작품 같다. 고작 수십 년의 시간을 건너는 우리의 삶에 비하면 용암동굴은 얼마나 오랜 생애인가. 컴컴한 용암동굴은 새삼 존재의 깊이를 사유하게 만든다.

돌문화공원측은 "그 한 컷 한 컷에 담긴 경이로운 추상미의 심연에 잠시나마 황홀하게 빠져드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과학적 이해가 더해질 때 그 감흥은 더욱 커지리라 생각된다"고 했다.

전시는 7월 1일까지 이어진다. 이달 5일 오후 4시에는 화산학 박사인 윤성효 부산대 교수가 참여하는 갤러리토크가 진행된다. 문의 064)710-7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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