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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빽빽한 삼나무로 가득찬 사려니숲길. 강희만기자 허리 굽혀야 볼 수 있는 겸손한 양하 한가득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 으름난초도 발견돼 9월 가을의 초입에서 열린 에코투어는 숲길과 하천을 오가는 비교적 평탄한 일정이었다. 수줍은 듯 고개를 내민 향긋한 양하와 빨갛게 익은 으름난초 등이 초가을의 정취를 더했다. ![]() 여느때처럼 길이 아닌 곳을 길로 만들며 걸어간 곳에서는 벌초를 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듯한 이름 모를 가족묘지 하나가 나타났다. 제주에서는 무덤 양 옆에는 배롱나무를 심고 말에게 피해를 입지 않도록 현무암으로 산담을 쌓는다. 이권성 제주트레킹연구소장은 "배롱나무는 껍질이 없어 불교에서는 무소유를 상징하고 겉과 속이 같은 모습으로 선비들을 상징하기도 해 정자 주변에도 심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롱나무 꽃의 향기는 멀리 간다고 해서 오리향으로 불리기도 한다"며 "다정큼나무는 칠리향, 난초는 십리향, 백서향은 천리향, 금목서는 만리향이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 말찻오름을 오르고 있는 탐방객들. 양하는 아시아 열대 지방을 원산지로 둔 생강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제주에서는 '양애', '양애끈'이라고 부르며 즐겨먹는 칼칼하고 향이 독특한 채소이다. 처마 밑에 심어 빗물이 잎으로 떨어지도록 함으로써 토양 유실을 막기도 하는 고마운 채소이기도 하다. ![]() 에코투어 길목 곳곳서 발견된 양하. 꽃이 아름답고 공기정화능력이 있어 가로수로 심기도 하는 협죽도도 보였다. ![]()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된 으름난초 열매. 말을 방목하며 항상 말을 볼 수 있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말찻오름 기슭에서 정신없이 정상을 향해 올라가다 보니 빨간 열매를 맺은 으름난초를 볼 수 있었다.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됐다고 하니 지금껏 만났던 수많은 야생화보다도 기억에 남는다. 말찻오름 탐방로가 보이는 곳까지 올라오니 딱 정오였다. 탐방로 곳곳에서 아침에 받은 도시락을 먹고 다시 발길을 재촉했다. ![]() 탐방객들이 제주에서 가장 긴 하천인 천미천을 따라가고 있다. 에코투어만을 참가하기 위해 1박 2일 일정으로 제주를 방문했다는 이은영씨는 "지난 봄 제주 한달살이를 했을 정도로 제주살이에 대한 욕망이 컸다"며 "후지산 등 해외로 트레킹을 다니다가 블로그를 보고 에코투어에 참가, 제주의 관광지를 벗어나 오름과 자연에서 하루 종일 푹 빠졌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은영씨와 함께 에코투어에 참가한 신미현씨는 "제주는 자주 오지만 에코투어에 오려고 제주에 온 지난 밤에는 설렘에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처음 오는데도 친근하게 대해주시니 제주의 푸근한 정을 느끼고 간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23일 열리는 제12차 에코투어는 절물휴양림 앞~민오름~큰지그리오름~족은지그리오름~목장길~바농오름~목장길~곶자왈~목장길~천미천~비자림로 코스로 진행된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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