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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AI 의심 사례…청정 제주 흔들
오골계 중병아리·토종닭서 'H5N8'형 AI 검출
3~4일 이틀간 농장 14곳서 1만여마리 살처분
농림부 장관 주재 긴급대책회의 제주도 '비상'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입력 : 2017. 06.04. 17:30:37

도내 한 농가에서 AI가 발생하자 제주도당국이 확산방지를 위해 살처분하고 있다.강희만기자

제주지역 재래시장에서 유통된 오골계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돼 폐사한 것으로 의심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문제의 오골계를 전북에서 들여온 제주지역 농가들은 수일 전 부터 오골계가 집단 폐사했음에도 이 같은 사실을 숨겨와 초기 방역 대응을 어렵게했다.

 4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3일 제주시 애월읍 상귀리 A농가와 제주시 애월읍 고성리 B농가, 제주시 이호동 C농가에서 기르던 닭·오리·오골계 등 가금류 2123마리가 살처분됐다. 또 지난 3~4일 이틀에 걸쳐 이들 3곳 농가를 중심으로 반경 3㎞ 안에 놓인 11곳 농가의 가금류 8079마리가 살처분됐다.

 살처분 사태는 제주시 이호동의 C농가가 기르던 오골계 중병아리와 토종닭에서 AI바이러스가 검출되며 시작됐다.

 C농가에선 지난달 27일 제주시 재래시장에서 산 오골계 중병아리 5마리가 다음날 모두 폐사한 데 이어, 5일 뒤인 지난 2일에는 이전부터 사육되던 토종닭 3마리가 폐사했다.

 그날 오후 C농가로부터 이런 사실을 신고받은 도 방역당국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밀검사를 의뢰한 결과 폐사한 오골계 중병아리와 토종닭에서 고병원성으로 의심되는 'H5N8'형 AI 바이러스가 각각 검출됐다. 도 방역당국은 폐사한 오골계 중병아리 몸 안에 있던 AI바이러스가 토종닭으로 전파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정확한 고병원성 검사 결과는 5일쯤 발표될 예정이다.

 C농가가 사들인 오골계 중병아리는 전북 군산 서수면 종계장에서 키우던 것들로, 살처분 이뤄진 A농장과 B농장에도 지난달 말부터 반입돼 사육되고 있었다.

 특히 이번 문제가 불거지기 전부터 A농장과 B농장에선 오골계가 집단 폐사했지만 농장주들은 이를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고병원성 AI 방역 대책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제주에 내려온 김재수 농축산식품부장관(왼쪽)이 원희룡 지사와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방역당국에는 초 비상이 걸렸다. 그간 도내 농가에선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적이 없다. 이에 따라 이날 농림축산식품부는 김재수 장관 주재로 제주도청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이번 사태를 조기에 마무리 짓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기로했다.

 김 장관은 회의에서 "제주에는 관광객 등 외부인이 출입이 잦아 육지 뿐만아니라 해외로도 AI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면서 "AI 발생 의심 농가에는 방역본부 직원만 출입시키라"고 지시했다.

 방역당국은 이번 사태가 끝날 때까지 오골계가 반입된 농가 주변으로 이동 통제초소 4곳을 설치하고 도내 6곳에서 거점 소독시설을 운영하기로 했다. 또 모든 가금 농가를 대상으로 모니터링과 소독을 강화하는 한편, 24시간 비상상황실 가동에 들어갔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11월 전국에 AI가 창궐한 이후 두 달 가까이 발생하지 않자 지난 1일부터 평시 방역체계로 전환했지만 하루 만에 다시 AI 의심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AI위기경보를 경계단계로 격상했다.

원희룡 지사와 김재수 장관이 방역대책회의에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김재수 농축산식품부장관이 AI 방역대책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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