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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격차 큰 세계자연유산 입장료
제주도의회 '세계자연유산 입장료 징수' 포럼
그랜드캐년 8달러·빅토리아폭포 20~30달러·황산 4만원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입력 : 2016. 05.23. 14:15:13
제주는 1000~3000원… 한라산은 2007년부터 무료 탐방



제주 세계자연유산 입장료 징수 어떻게 할 것인가. 제주가 지난 2007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라는 타이틀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지 올해로 9주년을 맞는다. 제주의 대표적인 세계자연유산지구는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만장굴, 거문오름 등이다.

 그동안 제주의 가치는 세계자연유산에 집중되면서 관광객이 연간 1300여만명에 이르는 등 폭발적으로 증가해 왔다. 지난해 제주 세계자연유산지구를 찾은 관람객은 성산일출봉 301만여명, 한라산 125만여명, 만장굴 75만여명, 세계자연유산센터 9만여명 등 511만여명. 제주를 찾는 국내외 입도 관광객 10명중 4명이 세계자연유산지구를 방문한 것이다.

 한정된 섬 속에서 관광객 양적팽창은 환경오염과 탐방객 관리 등 세계유산 보존에 부작용을 낳고 있다. 비용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많은 도민들은 현재 무료와 저가로 운영되고 있는 제주 세계유산지구의 가치와 입장료 현실화에 대해 공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입장료 정책에 대한 과감한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문화관광포럼(대표 강경식 의원)이 23일 도의회에서 마련한 정책토론회는 제주관광과 유산관리에 따른 입장료 현실화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 토론회에서는 외국의 사례와 제주 세계자연유산지구 내 적정 수준의 입장료 징수와 탐방예약제 등 총량적 관리가 또다시 화두로 던져졌다.

 임종덕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해외사례로 바라본 제주세계유산의 가치활용극대화 방안'이라는 주제발표에서 대표적인 해외 세계자연유산지구의 입장료 징수 사례와 제주 세계자연유산의 활용 다각화 방안을 제언해 관심을 끌었다.

 주요 세계자연유산지구의 입장료를 보면 미국 그랜드캐년은 개인 8달러, 26명 이상 단체 차량 1대당 300달러, 하와이국립공원은 15명 이하 차량 1인당 15달러, 16명 이상 차량 1인당 8달러를 부과하고 있다. 미국 뉴멕시코의 칼스배드동굴국립공원은 성인 10달러를 각각 받는다. 캐나다 엘버타 주립공룡공원은 성인 6달러, 청소년 3달러, 잠비아 빅토리아 폭포는 성인 20~30달러를 입장료로 징수하고 있다.

 아시아권의 베트남 하롱베이는 개인 기준 4~6달러에서 2014년부터는 7달러로 인상했다. 중국의 세계유산지구는 2011년 기준으로 한화로 평균 2만4000원을 입장료로 받고 있다. 황산은 성수기 4만원, 비수기 2만8000원씩을 부과하고 있다. 쓰촨 팬더 서식지는 5만7000원으로 가장 비싼 입장료를 받는다. 대만 야류 지질공원은 약 2만3000원을 세계유산의 보호·관리를 위해 많은 입장료를 징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입장료 외에도 대다수 세계 자연유산지구는 유료 해설사투어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대부분의 세계자연유산지구 탐방객들은 높은 입장료 징수에도 별다른 불평을 제기하지 않는다.

 이에 비해 현재 제주 세계자연유산지구 입장료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거문오름 세계자연유산센터 3000원(전시관 관람 및 4D 영화 관람료 포함), 10인 이상 단체 2400원, 어린이 2000원씩이다. 성산일출봉은 성인 2000원, 청소년 1000원, 만장굴 성인 2000원, 청소년 1000원 등이다. 한라산국립공원은 2007년부터 정부의 국립공원 무료시책에 따라 무료다.

 제주사회에서는 외국 유수의 세계자연유산에 비해 절대 부족함이 없는 제주 세계자연유산의 입장료도 외국의 입장료 수준을 고려해 적정하게 징수해 보존관리에 재투입할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관광지의 경우 입장료가 비싸서 오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입장료가 너무 싸면 오히려 볼 것이 없구나 하는 생각에서 지나쳐 버릴 개연성도 크다는 지적도 있다.

 포럼을 총괄 기획한 강경식 제주문화관광포럼 대표의원은 "한라산을 비롯한 자연유산 보전과 비용에 대해 재검토하고, 우리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도 여전히 아름다운 세계자연유산을 물려주기 위한 현실적인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의회는 정책수렴을 통해 조례 개정 등을 검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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