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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강우일 주교 부활절 메시지 “기억하라”
"역사의 어둠과 그늘 망각하거나 외면하지 말아야
사회적 치매 빠지지 않으려면 우리 모두 투표권 행사를“
온라인뉴스팀 기자 hl@ihalla.com
입력 : 2016. 03.26. 15:14:38
천주교제주교구장인 강우일 주교는 부활 대축일(27일) 사목서한을 통해 “기억은 과거와 미래를 잇는 통로이자 과거의 오류를 수정하여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기준치가 된다”며 “우리는 예수님에 관한 기억과 함께 우리 선조, 우리 형제자매, 우리 동료들에 대한 기억을 각인하며 오늘 주님과 함께 이 땅에 새로운 나라를 세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우일 주교는 ‘기억해 보아라!’ 제하의 사목서한에서 “제주 땅에는 밖에서 들어온 이념 투쟁 때문에 우리 부모, 형제, 이웃들이 수없이 죽어나가고 도외로 탈출하거나 연좌제에 걸려 평생을 오그라들어 살았다”며 “오늘도 계속되고 있는 우리 역사의 어둠과 그늘을 우리는 망각하거나 외면하지 말고 생생히 기억해야 한다. 그래야 이런 비극을 하루빨리 종결하고 다시는 재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주교는 또한 "자유와 진실을 위해 목숨 걸고 싸운 젊은이들, 양심수들 덕분에 오늘 우리는 옛날보다는 훨씬 더 나은 자유와 인권을 누리게 되었음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기억들을 상실한다면 우리는 또 다시 그 옛날의 억압과 침묵의 세상으로 복귀하는 수모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강 주교는 특히 세월호 참사를 거론한 뒤 “2년이 다 되어가도 아무것도 밝히지 않고 있는 국가의 무책임과 태만을 바로잡으려면, 국민 모두가 그날의 충격과 의문과 아픔을 속속들이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사회적 치매에 빠지지 않고 우리 기억이 힘을 발휘하려면 우리 모두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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