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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신나GO]"종이에 남기는 추억, 편지는 행복 배달원"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입력 : 2015. 06.19. 00:00:00
"사랑과 감사의 편지, 격식 얽매일 필요 없어"
편지쓰기 강좌 ‘눈길’

어찌 보면 편지는 종이 한 장에 남기는 추억이다. 시간이 지나 보면 더 아릿해 지는 것은 이 때문일 지 모른다.

"편지는 한 편의 드라마, 소설과 같아요. 쓸 때는 몰라도 나중에 꺼내 봤을 때 하나의 이야기가 담기거든요." 백은혜(51) (사)한국편지가족 제주지회장이 말했다. 20대 때부터 일기를 쓰듯 편지를 썼다는 그다.

사랑도 편지로 남았다. 지금의 남편이 군 생활을 할 때 주고 받았다는 편지는 7~8cm 두께 사진첩 세 권에 담겼다. 그리움과 설렘, 이 모든 감정이 그의 말마따나 하나의 이야기가 됐다. 편지는 흐릿해진 기억을 붙잡는다.

편지가족은 한마디로, 편지를 쓰는 즐거움을 아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기다리던 편지를 받는 것은 기쁩니다. 사랑과 감사의 편지를 쓰는 것은 받는 이보다 더 행복합니다." 편지가족 홈페이지에는 이런 글이 적혀있다.

제주지부에는 60여명의 회원이 가입해 활동한다. 원래는 문단에 등단한 사람들의 모임이었단다. 그러나 뜻만 있으면 누구나 활동할 수 있게 문을 활짝 열었다. 회원들은 편지쓰기 강좌, 편지쓰기 행사 등을 통해 편지문화를 잇고 있다. 올해에는 한라산에서 안부 편지쓰기 행사를 열었고, 어린이집과 초등학교에서 편지쓰기 무료 강의를 했다.

편지를 쓰는 데에도 나름의 형식이 있다. 우선 받는 이의 호칭을 정확히 쓰고, 계절이나 안부 인사로 첫 마디를 시작한다. 이어서 하고 싶은 말을 적고 끝 인사로 마무리하면 된다. 편지를 쓴 날짜와 쓴 사람을 적되 받는 상대에 맞게 자신의 이름 뒤에 '올림' '드림' '씀' '보냄' 등을 가려 써야 한다.

편지를 쓸 때는 전하려 하는 내용이 분명하게 드러나도록 하고, 간결하고 쉬운 말로 쓰는 게 좋다. 단, 마주 앉아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쓰되 예의를 갖춰야 한다. 굳이 형식에 얽매일 필요는 없지만 때에 맞게 격식을 차릴 필요가 있다.

다른 글에 비해 편지는 자연스러움이 강하다. 그래도 '글을 쓴다'는 부담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단다. 글쓰기가 어렵다면 나만의 편지지를 만들어 보라고 그는 조언한다.

"글을 쓴다는것 자체가 딱딱한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 편지지를 스탬프(도장), 압화 등을 이용해 다양하게 꾸며 보면서 편지쓰기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도록 하고 있어요. 낙엽 하나도 좋은 편지지가 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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