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민선 5기 우근민 제주지사가 취임 이후 첫 인사를 단행하면서 취한 조치는 신공항건설준비기획단을 폐지한 일이었다. 대신 교통항공정책과 내에 신공항 기획담당으로 격하시켜버렸다. 제주 신공항 건설계획을 주도하고 전담해왔던 조직은 신설된지 불과 반년만에 사라졌다. 이런 조치는 제주도 감사위원회의 종합감사 결과에 따라 제주도가 맞장구를 친 것이다. 당시 감사위원회는 기구 신설에 대한 면밀한 분석없이 신공항 건설 준비기획단을 임의로 신설하고 직무대리와 직위승진시키면서 11명의 정원을 배치했다며 조직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기획단장은 전임 도정의 핵심측근으로 불리던 인사다. 표적감사라는 지적이 뒤따랐다. 단장은 인사에서 당시 환경자원연구원 부장으로 전보됐다. 서기관 전보였지만 사실상 국장에서 과장급으로 강등이었다. 신공항 건설 준비기획단 폐지는 우근민 도정에 부메랑으로 다가왔다. 제주사회의 최대 숙원사업인 신공항 건설이 정부의 종합계획에 반영되느냐 마느냐 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기획단을 폐지한 것은 판단착오라는 지적과 비판이 잇따랐다. 오히려 공식기구로 출범시켜 권위와 위상을 높이고 대정부 창구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이유야 어찌됐건 우 도정은 이듬해 1월 다시 신공항건설추진단을 출범시켰다. 그러나 단장은 1년도 못 채우고 그해 9월 명퇴로 공직을 떠났다. 2012년 1월과 2013년 1월 정기인사에서도 새로운 책임자가 단장으로 임명됐다. 제주도가 최근 단행한 2013년 하반기 정기인사 역시 예상을 깨고 반년만에 신공항 건설 업무 책임자가 또다시 교체됐다. 우근민 도정 3년간 신공항추진단은 기구 폐지·복원, 잇단 인사로 어느 조직보다 부침이 심했다. 제주도는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와의 네트워크를 다시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구설수를 자초하고 있는 인사는 이뿐이 아니다. 우 도정은 지난해 9월 제주에서 열린 세계자연보전총회(WCC)를 계기로 국제자유도시와 더불어 세계환경수도를 도정의 양대 비전으로 설정했다. 그 후속조치로 세계환경수도추진본부와 환경수도정책관제를 신설했다. 그 산하에는 제주형의제 담당(사무관)을 두었다. 제주형의제는 우 도정이 제주WCC에서 최대 성과로 자랑하는 것이다. 그러나 제주형의제의 총괄 실무 책임자가 이번 인사에서 불과 반년만에 교체됐다. 환경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과 제주형 의제 후속조치 이행을 위한 협력, 국제 네트워크 구축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실무책임자가 6개월만에 바뀐 것이다. 오는 9월에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제3차 아·태 지질공원총회가 제주에서 열린다. 이 총회는 20여개국, 300여명에 이르는 세계지질공원의 최고 실력자들이 대부분 참여하는 메머드 국제회의다. 내년에는 세계지질공원의 첫 평가가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 업무를 총괄해 온 실무책임자(사무관)가 총회를 앞두고 전보됐다. 우 도정이 중앙정부와의 협력체계, 국제 네트워크 강화를 입버릇처럼 부르짓고 있지만 제주도의 인사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면 화려한 수사에 불과한 것 같아 씁쓸하다.<강시영 정치부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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