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n라이프
시민의 손잡고 시대의 요구에 답하다
박원순 시장의 '정치의 즐거움'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입력 : 2013. 07.26. 00:00:00
2012년 5월 1일, 서울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그중에 그해 12월 정년퇴임을 앞둔 59세의 황순봉씨는 서부공원녹지사업소에서 나무와 꽃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었다. 평생 일용직을 전전하다 정년을 불과 7개월 남기고 정규직 노동자가 된 그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말했다. "조금만 더 일찍 시장이 되었으면 좋았을 걸. 그러면 구순의 어머니와 살 집의 전세금이라도 마련했을 텐데."

반값등록금 실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청잭 토론회, SNS 시민 소통, 뉴타운 출구전략, 보도블록 혁신 등등.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1년 10월 취임 이후 끊임없이 자신만의 색깔이 분명히 드러나는 정책들을 생산해냈다. 그의 행보는 기존 시장들과 정책의 우선순위도 다르고 리더십의 형태도 전혀 다르다. 랜드마크를 세우지 않고, 정책결정 과정에서도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이 책은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1년 6개월을 해부하고 변화하고 있는 서울시와 서울 시민의 삶을 기록했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는 2012년 말, 정권교체를 바랐던 사람들이 깊은 절망에 빠져 있던 시기에 이 책을 기획했다. "그들이 절망에 빠져 있을 때, 박원순은 미래를 내다보면서 실현하고 싶은 박원순의 야심을 말했다. 박원순의 사전에는 절망이 없어 보였다. 그 쉼 없는 희망의 출처는 과연 어디일지 궁금했다." '오연호가 묻다' 시리즈의 대담자로 박원순 시장을 선택한 이유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를 제대로 개혁하면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 직장, 자기 지역에서 할 일이 있고, 또 일상에서도 개혁해야 할 일들이 있다. 제가 서울을 세계 최고의 도시로 만들고 싶은 야심이 있듯이 여러분도 각자의 자리에서 꿈꾸는 야심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바로 "절망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박 시장과 오 대표는 서른 시간에 걸친 대담으로 정치의 본질과 목적, 정치인과 시민의 역할에 대한 의미를 짚고, 박원순식 정치 철학을 서울에서 실현하는 과정, 이를 한국 사회에서 실천하기 위한 과제들을 분석했다. 박 시장은 정치는 권력을 누가 잡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들의 삶을 나아지게 만드는 데 있음을 강조한다. "내가 원하는 것은 정치가 시민들에게 재미와 즐거움, 행복을 주는 것이다. 경쟁과 상처, 실망과 분노가 아니라 정치 때문에 시민들이 웃고 즐기기 바란다." 오마이북.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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