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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건강보고서 헬스케어](46)어린이 뇌경색 (모야모야병)
심하게 울다 또는 악기·풍선 불다… '설마'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입력 : 2012. 12.21. 00:00:00
울고 난 뒤 힘빠지거나 마비
한국·일본·중국 중심 많아
약물치료·수술로 대처 가능

뇌경색은 고령화에 따라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질환이다. 뇌경색은 주로 성인의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빈도는 낮으나 어린 아이에게도 뇌경색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모야모야병'이 있다. 제주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정유남 교수의 자문을 받아 어린이 뇌경색인 모야모야병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모야모야병

8살 별이(가명)는 2년전부터 엄마에게 야단을 맞아 심하게 울 때 오른팔에 약간 힘이 빠지는 증상이 있었으나 울음을 그치고 난 뒤 바로 회복됐다. 며칠전 음악 수업중에 피리를 불던중 오른팔의 힘이 또 약해지고 다리에도 힘이 빠져 병원을 찾았다. 검사결과 별이의 질환은 병명도 조금 생소한 모야모야병이었다. 간접혈관문합수술을 받아 회복 중에 있다.

모야모야병은 뚜렷한 원인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두개 내 내경동맥의 끝부분, 즉 전대뇌동맥과 중대뇌동맥 시작 부분에 협착이나 폐색이 양측내경동맥에서 보이고, 그 부근에 모야모야 혈관이라는 이상 혈관이 관찰되는 것을 말한다. 병명은 일본에서 1969년 스즈키(Suzuki)에 의해 뇌혈관 동맥 조영상에 따라 일본말로 '담배연기가 모락모락 올라가는 모양'의 뜻을 지닌 것으로 붙여졌다. 일본에서 가장 많이 보고 되고 있고 다음으로는 한국과 중국에서 많이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구나 다른 대륙의 사람들에게는 드믄 편이며, 여자에게 좀 더 많이 발병하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약 10% 정도이다. 국내에서는 최근 연간 약 100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발병은 10세 이하와 30∼40세 사이 두 연령층이 있는데 특히 4세 중심의 소아에서 발병되는 경우가 가장 많고, 늦게 증상이 발현되는 경우에는 30~40대에도 발견되고 있다.

▶원인과 증상

원인으로 후천성과 선천성에 관한 논란이 있는 가운데 정확한 발병 원리나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환경적 요인이 제시되고 있는데 역학적 조사 결과는 환경 요소보다는 유전적 요소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직업, 생활양식, 지역과는 무관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진단시 정황상 특징적인 상황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라면이나 국과 같이 뜨겁거나 매운 음식을 불면서 먹을 때, 풍선이나 악기를 부는 경우, 심하게 울 때와 같이 과호흡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혈액 내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아지면서 뇌혈류가 감소해 뇌허혈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심한 운동으로 탈수가 된 경우에도 증상이 유발될 수 있다. 대개 갑작스레 울고 난 후 몸에 힘이 빠지면서 몸 한 쪽에 마비가 오거나 반신불수를 일으키고, 곧 회복되는 등의 일과성 허혈 증상이 반복되다가 뇌경색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간혹 심한 두통이나 간질성 경련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은 뇌혈류가 감소해 1~2시간 이내에 일시적으로 한쪽 팔다리에 마비 증상이 나타나고, 저리거나 운동기능이 마비되며, 발음에 장애가 생기고 시력이 저하되는 일과성 허혈발작이 나타난다. 또 뇌 속의 동맥고리인 윌리스환이 점차적으로 좁아져 뇌 혈류가 감소될 때 그에 따른 증상을 보이는데, 증상이 서서히 심해져 초기에 부모들이 자칫 병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주로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는 4~6세 경이지만, 아주 어린 나이에도 나타날 수 있으며 늦게는 성인기에도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소아에게 뇌출혈은 드물지만 30~40대의 성인은 모야모야 혈관의 출혈 발생 후 첫 증상으로 뇌출혈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모야모야 혈관이 많아지면 측부 혈행로가 형성되는데, 혈관층이 정상적이지 않아 장기간에 걸친 물리적 스트레스로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진단 및 치료

정확한 진단은 뇌 자기공명 영상촬영(MRI 및 MRA)과 뇌혈류 검사 다이아목스(Diamox)를 이용한 뇌스캔, 뇌혈관 조영술을 이용해 이뤄진다. 뇌혈관 조영술 소견에서 양측 내경동맥과 전대뇌동맥, 중대뇌동맥 분지부위의 협착 또는 폐색이 있는 경우, 연기 모양의 모야모야 혈관이 보이는 경우에는 확실하게 진단이 가능하다.

치료방법은 급성기 뇌허혈 증상(일과성 뇌허혈, 뇌경색 등)이 유발된 직후에는 우선 내과적인 약물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키고 뇌를 우선적으로 보호하는 치료가 이뤄진다. 그러나 장기적인 복용으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약물은 아직까지 없으며 뇌허혈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수술적 치료는 뇌의 뇌혈류를 증가시키기 위해 정상 혈관과 이어주는 것으로 소아에서는 간접 혈관 문합술이 있다. 간접 혈관 문합술은 뇌-경막-혈관 성형술이 대표적이며, 주로 전두부와 양측 측두부의 간접 혈관 문합술을 시행하고 있다.

수술 후 대개는 4~20일(평균10일) 이후에 증상이 호전되고, 수술 후 6개월 후에 혈관검사를 하면 수술한 위치에서 대뇌의 측부 순환혈관이 형성됐거나 모야모야 혈관이 감소했음을 관찰할 수 있다. 수술 후 모야모야병의 호전은 허혈성 발작 증상에서 가장 두드러지며 수술 전에 발생한 영구적 신경손상이나 심한 인지지능 장애의 악화도 예방된다. 수술 후 2년이 경과하면 대부분의 허혈 증상은 사라진다. 수술 후 최소 4~5년간 병원치료를 받으며 정기적으로 뇌혈류에 대한 평가를 시행해야 한다.

정유남 교수는 "증상이 나타날 경우 조기진단으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면 완치에 가까운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진단이 늦어지고 소아연령에서 뇌허혈이 반복되고 이를 방치할 경우 뇌경색으로 진행돼 영구적인 신경마비 증상이 동반되거나 사망에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면서 "모야모야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뇌허혈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정밀검사를 받고 진단 결과에 맞춰 수술적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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