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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인의 건강보고서
[제주의 질병 50선](49)류마티스 관절염
관절싸고 있는 막에 염증 생겨 아프고 붓는 게 특징
입력 : 2011. 12.08. 00:00:00

▲초기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손 사진.

30~50대 여성에 주로 발생
몸 속 면역성 이상이 원인
조기진단·적극치료가 중요

#1. 38세 주부 A씨가 3개월 전부터 손가락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처음엔 아침에 손이 약간 뻣뻣한 증상이 있다가 움직이면 금방 풀렸는데 최근엔 오전 내내 뻣뻣한 증상이 있고, 손가락 몇 마디에만 통증만 있다가 양손가락과 손목으로 통증이 점점 증가했다고 한다. 검사결과 조기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진단됐다.

#2. 62세 주부 B씨는 오래 전부터 손가락, 발가락, 무릎, 어깨 통증으로 고생하다가 병원을 찾은 경우. 약 30년 전부터 관절염으로 통증이 있을 때 아스피린 등 진통소염제를 복용했지만 약간의 호전만 있었을 뿐 관절염은 점점 심해져 현재는 손가락, 발가락 변형이 왔고 무릎은 거의 망가져 휠체어에 의존하는 상태였다.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관절이 거의 파괴돼 무릎은 수술하기로 했고, 다른 관절들은 관절염에 대한 처방을 하면서 증상의 변화를 관찰하고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을 싸고 있는 얇은 막(활막)에 염증이 생겨 손가락, 손, 발, 손목, 발목, 무릎 등 여러 관절이 아프고 붓는 염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우리나라 인구 중 약 1%가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고 있는 드물지 않은 병으로, 30대에서 50대 여성에서 주로 발생한다. 그러나 어린아이, 노인을 포함해 누구에게든 생길 수 있다.

▶원인=류마티스 관절염의 원인은 몸 속에 면역성의 이상으로 생기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균이나 바이러스의 침입으로 이들을 제거해 우리 몸을 지켜주는 면역계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신의 관절이나 몸의 일부를 공격해 류마티스 관절염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 같은 면역성의 이상 외에도 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유전적 소인이 원인으로 생각되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다.

▲관절의 변형으로 장애가 생긴 환자의 손과 방사선 사진. /사진=제주대병원 제공

▶증상=증상은 쉽게 피곤하고 손가락, 손목, 팔꿈치, 어깨, 발가락, 발목, 무릎 등이 쑤시고 아프고, 붓거나 열이 난다. 양쪽 관절이 같이 아프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이 더 아프고 뻣뻣한 증상이 한시간 이상 지속되고, 움직이면 서서히 풀려 오후가 되면 증상이 다소 가벼워진다. 이런 관절증상 외에도 턱 관절과 목 관절에 침범해 입을 벌릴 때 아프거나 입을 벌리기가 힘들고 목이 뻣뻣하면서 아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피부에 덩어리나 결절이 나타나거나 눈물이 말라서 눈이 뻑뻑하고 충혈이 잘되거나 기침이 나고 숨이 찬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관절염증이 계속되고 치료를 받지 않거나 치료하더라도 좋아지지 않으면, 주변의 연골, 인대, 뼈가 손상되고 결국에는 관절이 파괴돼 장애가 오게 된다.

▲여류사랑 손사진 공모에 가작으로 뽑힌 환자 이호영씨의 사진. /사진=제주대병원 제공

▶진단과 치료=류마티스 관절염의 진단은 환자의 특징적인 증상, 의사의 진찰소견과 피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환자의 증상과 의사의 진찰소견이 피검사보다 진단에 더 중요하며, 질병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병의 진행을 막고 관절의 손상이 일어나지 않게 할 수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진행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조기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빠르면 2년 내에 관절이 손상하게 된다. 현재까지 병의 완치법은 없다. 관절의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의 기능을 유지시켜 삶의 질을 가능한한 최상으로 유지하도록 병의 진행을 멈추게 하거나 늦추는 것이 목표다. 모든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한가지의 치료법은 없다. 이 병은 환자마다 모두 다른 형태로 나타날 수가 있다. 따라서 환자의 관절염이 얼마나 심한가, 다른 질환은 없는가, 환자가 원하는 바는 무엇인가에 따라 개개인에게 가장 잘 맞는 치료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조기발견과 치료제의 발전 및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함으로써 일부 환자에서 완치가 되기도 하고, 많은 환자들이 증상의 호전을 보여 관절파괴를 막을 수 있게 됐다. 그동안 관절염의 진행을 막아주는 믿을만한 치료제가 없었지만 최근 15년 사이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가 눈부시게 발전해 많은 환자에게서 좋은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아울러 대한류마티스학회에서는 관절염의 치료환경을 개선하고 환자의 권익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여성 류마티스 환자의 공익적인 활동인 '여류사랑 캠페인'을 4년째 진행하고 있다. 환자들은 '펭귄회'라는 환우들의 모임을 통해 고통과 아픔을 함께 하고 올바른 의학정보를 나누는 친목모임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조상윤기자 sycho@ihalla.com

[ Q & A ]

1. 류마티스 관절염은 유전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유전병의 방식으로는 유전되지 않는다. 이 질환은 부모로부터 자식에게 전달되는 질환은 아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에 걸릴 수 있는 소인은 유전될 수 있지만 이 병이 발생하는 데는 다른 여러 가지 중요한 요인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2. 치료에 필요한 음식이나 건강식품은?

=일부 환자들은 특정 음식이 관절염을 악화시키거나 호전시키는 것을 발견할 때가 있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아직 음식이 관절염을 일으키거나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는 없다. 중요한 것은 단백질과 칼슘이 제대로 들어간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다. 관절염이 심해질 때 환자들은 입맛이 없어지고 체중이 감소하게 된다. 이러한 때에도 충분한 칼로리가 섭취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3. 관절염약은 독해서 부작용이 많다던데…

=모든 약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류마티스 관절염 자체가 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약물로 인한 부작용과 류마티스 관절염을 치료함으로써 얻어지는 이익을 저울질해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 흔히 발생하는 부작용은 얼굴이 붓거나 체중증가가 있는데 소염제나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이다. 위궤양 등 위장장애, 간이나 콩팥이 나빠질 수도 있다.

[전문가의견/김진석(류마티스내과)]"자신과의 싸움인 병"

많은 사람들이 류마티스 관절염과 퇴행성관절염을 혼동한다. 두 질환은 엄연히 다른 질환이며 치료도 완전히 다르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마모되면서 관절염이 생기는 것으로, 쉽게 설명하면 나이가 들면서 관절이 노화가 일어났다고 생각할 수 있다. 주로 무릎, 허리, 손에 잘 나타나는데, 관절을 움직이면 증상이 나빠지고 쉬면 좋아진다. 이에 반해 류마티스는 관절을 처음 움직일 때 힘들지만 움직여가면 조금씩 풀려서 관절이 부드러워진다.

퇴행성 관절염은 손가락 끝이 튀어나오고 요추에도 이상이 나타나지만 류마티스인 경우 손가락 끝마디와 요추는 침범하지 않는다. 병의 진행도 퇴행성인 경우 서서히 조금씩 나빠지지만, 류마티스는 진행이 빨라 증상 후 2년 내에 관절변형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류마티스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언제 좋아지고 완치되느냐는 것이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고혈압, 당뇨의 치료를 예를 들곤 한다. 고혈압과 당뇨는 현재 완치제가 없고 약을 조절하며 평생 자기관리를 해야 하는 것은 환자들은 다 알고 있다. 관절염도 이와 다르지 않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는 마라톤과 같아서 단기간에 좋아질 수 없고 꾸준히 관리를 해야 하는 자신과의 싸움인 병이다. 어쩌면 평생을 치료해야 하는 데 이로 인해 환자들은 경제적, 정신적, 신체적 부담을 느끼고 이 때문에 치료를 소홀히 하거나 포기하게 된다. 치료를 포기한 경우 결국 장애가 와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가 짊어져나갈 책임이 된다.

치료의 성공열쇠는 조기진단과 적극적인 치료이다. 통계에서도 알려주듯이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한 환자들이 월등하게 치료성적이 좋았고 관절손상 없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었다. 그동안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이 병이 꾸준한 연구와 개발을 통해 좋은 치료제들이 만들어졌고 앞으로도 계속 더 나은 치료제가 개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병의 치료에 있어서 다양한 선택이 가능해졌고 부작용은 최소화하면서 만족스런 결과를 보이는 약이 많아지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따라서 환자 스스로가 병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가족, 의사의 따뜻한 관심과 함께 사회의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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