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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지방기상청의 김진철 예보관은 기상청 밖에서도 자연스레 하늘과 바다를 보고 날씨를 예측하는 직업정신을 발휘하게 된다고 말한다. /사진=김명선기자 mskim@hallailbo.co.kr 밤낮 따로 없어…장마철은 초비상 예보 틀렸을 때 가장 스트레스 받아 유통업계엔 '날씨 마케팅'이 뜨고, 주5일 근무 확대로 주말 날씨에 부쩍 관심이 높아진 요즘이다. 그런 세상에서 3백65일 변화무쌍한 날씨와 씨름하는 이들이 있다. 창밖으로 내다보는 비나 눈은 낭만과는 거리가 멀다. 바로 기상청 예보관들이다. 제주지방기상청 김진철 예보관(48). 우리나라 28명 예보관 중 한 사람이다. 1985년 대학졸업후 시작한 기상공무원 생활이 올해 22년째. 제주기상청 근무는 2년째로 접어든다. 그가 근무하는 기상청 예보과엔 밤낮이 따로 없다. 오전 8시와 오후 8시가 교대시간으로, 하루 12시간씩 호락호락하지 않은 날씨와 상대해야 한다. 예보관 1명을 포함한 4명이 한 팀을 이뤄 나흘에 한 번은 야간근무다. 예보관이 하는 일은 비나 눈이 왜, 언제, 어디서, 얼마나 내릴 것인가를 예측하는 일이다. 국내 관측소와 무인자동기상관측망(AWS), 위성기지 등에서 측정된 기압, 기온, 습도, 풍속, 풍향, 구름분포와 전세계 관측소에서 수집된 기상자료들이 기상청 본청 슈퍼컴퓨터에 자동으로 입력된다. 자료를 전송받은 슈퍼컴퓨터는 자동적으로 기상상태를 예측하는 수치예상 일기도를 그려낸다. 이를 분석 판단해 최종 기상예보를 결정하는 건 예보관의 몫으로 오랜 경험과 축적된 자료를 요구한다. 기상청에서는 하루에 네 차례(오전 5시와 11시, 오후 5시와 밤 11시) 일일예보를 발표한다. 발표 전에 본청 총괄예보관과 제주, 부산, 강원, 광주, 대전지역 예보관들이 원격화상회의를 연다. 미리 모니터의 일기도 자료를 분석, 지역날씨에 대해 의견을 조율하는 시간이다. 인터넷으로는 3시간 간격으로 날씨정보가 제공된다. 정규예보 외에 호우, 대설, 폭풍 등 악기상이 예상되면 밤낮없이 주의보, 경보 등의 기상특보를 쏟아내야 한다. 장마철이나 태풍이 지나는 시기는 초비상이다. 우리나라 기상청의 예보 정확성은 85% 수준. 슈퍼컴퓨터의 능력 향상 등으로 정확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기상청의 예보가 매번 척척 들어맞기를 원하는 국민들의 입장에선 답답한 부분이 있다. 그런 탓에 그를 포함한 예보관들의 오보에 대한 심리적 부담은 엄청나다. '제주 북부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는데, 왜 선흘만 비가 내리고 제주시내는 화창하냐', '오전 9시부터 비가 내린다고 예보했는데, 왜 8시부터 내리느냐'는 등의 항의성 전화가 적지않기 때문이다. 그는 "일기예보는 국민들에게 날씨정보를 알려줘 재해를 얼마나 줄이느냐의 잣대로 판단해야 한다"며 "지구온난화 등으로 기후변화가 빨라지면서 예보가 예측범위를 벗어나는 경우가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29년만에 가장 따뜻했던 지난 겨울, 2월5~8일 제주의 낮최고 기온은 18도 내외로 평년 10~12도보다 5도 이상 높았다. 이달 23일은 기상의 날이다. 급변하는 기후변화에 따른 연구·대책수립을 위해 기상장비·인력·연구개발에 대한 장기계획과 국제협력활동 강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문미숙기자msmoon@hallailbo.co.kr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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