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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협상과 제주
韓美FTA 경찰-시위대 충돌
/위영석 기자 yswi@hallailbo.co.kr
입력 : 2006. 10.25. 00:00:00
시위대-경찰 충돌

시위대-경찰 충돌

▲24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서 한미 FTA 4차 협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문농협 주차장에서 결의대회를 가진 반대 시위대가 천제교 앞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사진=강희만 hmkang@hallailbo.co.kr·강경민기자 hmkang@hallailbo.co.kr

시위대 컨테이너 해체하자 경찰선 물대포로 응사…11명 부상 병원으로 긴급 후송

한미 환경단체 "생존권 침해"


 한미FTA협상 저지 투쟁과정에서 결국 경찰과 시민·사회단체간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24일 오전 11시 중문농협 하나로마트 앞에서 '한미FTA저지 투쟁결의대회'를 갖고 천제교까지 행진한 후 회의장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사회단체와 농어민단체 회원들과 경찰이 충돌, 시위대와 전경 등 11명이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이날 충돌은 투쟁결의대회를 마친 도내외 시민·사회단체 및 농어민단체 회원들이 천제교을 통해 회의장으로 진입하기 위해 경찰들과 대치하면서 발생했다. 시위대들은 천제교 위에 방어막으로 구축된 컨테이너함을 해체하는 등 수백명이 진입하기 위해 힘겨루기를 시도했다.

 경찰은 진입 금지를 알리는 예고방송을 한 후 살수차로 물대포를 살포하면서 시위대 무력진압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간의 강력한 충돌이 발생, 시위대측 제주도농민회 임원과 전투경찰 등 11명이 부상을 당해 119구조대로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시위대는 이후 경찰의 평화적 집회 강제 해산조치를 강력하게 비난하는 집회를 가진 후 오는 11월 총단결 투쟁을 다짐하며 이틀째 투쟁결의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보다 앞서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24일 오전 11시 서귀포 중문농협 하나로클럽 앞에서 전날에 이은 대규모 집회를 열고 '망국적인 한미FTA협상 체결 반대'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들은 "한미FTA협상이 체결되면 농업 등 1차산업 뿐만 아니라 환경, 서비스, 노동 등 전 분야에 걸쳐 민중의 생존권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면서 한미FTA협상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 한미FTA환경대책위원회는 중문단지 천제교 앞에서 '한미환경단체 FTA반대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한미FTA협상 저지를 위한 퍼포먼스를 가졌다.

 이들은 공동선언문에서 "한미FTA에서 이미 합의된 투자의 국가 제소 권한은 한 국가의 환경주권을 침해는 것이므로 미국-호주FTA의 사례와 같이 포함되어서는 안된다"면서 "따라서 현재와 같이 진행되고 있는 미국식 FTA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한국 18개 단체와 미국 4개 환경단체가 참여한 '한미FTA는 한미 양국의 환경을 위협한다'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한미FTA는 국민들의 천부권적 권리인 환경권이 심각하게 침해될 수 있고 농업부문의 개방은 식품 안전과 국민 건강을 위협할 수 있어 기업이나 경제적인 것이 우선시 되는 자유무역협정은 안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이날 선언문은 미국의 환경단체들에 의해 현지에서도 발표됐다.

 오승렬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와 최승국 환경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은 "평화의 섬 제주에서 평화스러운 시위마저 저지당하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고 정부측을 비난한 뒤 "환경과 농업분야의 생존권을 모두 침해하는 한미FTA협정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전국 농축수산비상대책위원회도 이날 오전 9시 중문농협하나로마트 앞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국민 모두가 한미FTA협정 체결의 불리함을 알고 있는데 정부가 밀어부치기식으로 협정을 체결하려한다"면서 "농업 등 1차산업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한미FTA협정의 저지를 위해 농축수산인들이 단결해 강력한 힘을 보여주자"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운동본부측은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거리문화제를 열고 FTA의 부당성을 알리는 것으로 저지투쟁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회원 50여명은 24일 오후 서귀포경찰서 앞에서 `폭력경찰 규탄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살인적 폭력진압 책임자 서귀포경찰서장은 자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한미FTA 반대 의사를 밝히던 시위대에게 살인적 폭력을 가했다"며 "경찰은 살인적 폭력진압 중단하고 평화 시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낮 12시45분쯤 문화연대 소속 김모씨(33·서울 노원구) 등 2명이 협상장인 신라호텔 정문 앞까지 잠입, FTA반대 현수막을 던지며 구호를 제창하다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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