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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봉
[삼각봉]시계바늘은 거꾸로 돌릴 수 없다
입력 : 2005. 11.17. 00:00:00


 요즘처럼 제주도에 관한 이야기가 육지부와 중앙무대에서 큰 화젯거리로 등장한 적은 일찍이 없었던 듯 싶다. 그것은 바로 국제자유도시 개발과 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여러작업들이 본격적으로 진전되면서 더욱 강도를 더해가는 느낌이다. 이러한 현상은 어쩌면 어느 문인이 지적한것처럼 탐라국호를 상실한지 9백년만에 가져보는 우리의 자존의식과 자체보호를 위한 몸부림의 결과라고도 볼 수 있겠다.

 주민투표실시후 다소 논란은 있었지만 지난 4일 중앙정부에 의해 입법예고된 특별자치도설치법(안)의 공표로 이제 사안은 구체적인 입법단계로 들어서는 듯 하다. 이어 발표된 국토종합계획수정안에 의하면 제주도는 이른바 7+1다핵개발의 중심축으로, 2020년까지 자유도시개발을 통한 관광 휴양 교류거점으로 육성될 것이 확정되었다. 이렇듯 제주개발을 위한 중앙정부의 로드맵은 확고하게 굳어가고 있지만 문제는 우리자체내의 격심한 이견분출과 이해관계의 대립이 도저히 화합가능성을 보여주지못하는 데 있다. 논란의 핵심은 교육 및 의료계의 개방과 기존 시군의 폐지, 일부지역의 차별화논란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어느 한쪽의 완전한 승리나 완전한 승복만으로는 결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어보인다. 요체는 우리가 일단 이 시스템을 발진시켜놓고 그에 내포된 여러 개선안과 이행과제들을 시간을 갖고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는 여유와 포용력의 발휘가 양쪽 모두에게 요구되는 것이다.

 지난 9일과 11일 공청회 현장의 난장판소동은 전국의 신문방송에 널리 보도되어 과연 이것이 자유도시와 자치도를 부르짖는 이들의 바람직한 모습인가에 대하여 심한 회의를 갖게 만들었다. 저 악에 바친 성난 몸부림을 보노라면 과연 우리에게 사회혼란을 추스러줄 존경받는 원로들은 없는가, 사회혁신을 자임하는 엘리트 지도층들의 이성있는 호소는 어디서 찾을 것인가 하는 심한 자괴감만이 솟구칠 뿐이었다.

 이런 와중에서도 희망을 전하는 여러 긍정적인 소식들은 그래도 우리들을 어느정도 안도하게 만든다. 지난달말 현명관 삼성물산회장이 제주대학 특강에서 “외자유치만이 앞으로 제주개발을 위한 지름길”이라고 강조한 것은 대학생들에게 청신한 자극을 주었다고 한다. 이미 내년봄 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것을 선언한바 있는 그는 사실 개발센터 진철훈 이사장과는 라이벌관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자본이 전무한 우리로선 개방과 개발을 위해선 외자유치만이 살길”이라고, 진 이사장의 행보를 지지한 것은 대기업 CEO다운 탁견이었다.

 개발센터쪽의 조용한 대외활동은 더욱 상찬할만한 게 있다. 지난달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8차 세계화상(華商)대회에는 제주도와 함께 투자설명회를 가져 세계 35개국 4천여화교들에게 제주도의 투자환경과 선도프로젝트 전망등 비즈니스상담을 벌여 상당한 반응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또 센터측은 지난 10월부터 해외 글로벌네트워크전문 매체인 아리랑TV와 계약을 맺고서 158개국에 4천여회의 PR광고를 할 예정이라는데 지금 개최중인 부산APEC에서도 신화역사공원영상물 30분짜리 ‘신들의 섬 제주’를 5차례나 상영, 참가국 정상과 고위정치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고 한다.

 또 지난 11일 도민국제화사업의 일환으로 도내 초중학생 75명을 1개월간 캐나다로 연수를 보낸것도 색다른 시책으로 주목된다. 연수지역은 개발센터와 자매결연을 한 서리교육청관내 현지가정들인데 학생들은 홈스테이과정을 통해 어학연수와 현지교육특별활동을 한다. 학생들은 이런 흔찮은 기회를 통해 왜 우리가 세계인의 친구가 되고 지구촌이 한 이웃이 되어야 하는가를 몸으로 터득하게된다면 이보다 더한 산 교육은 없으리라. 우리가 내부혼란으로 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사이 인천 송도신도시지역에는 국제공인의 12년제 국제학교와 세계랭킹 7위의 대형국제병원이 들어설 것이라는 보도도 있다 이미 노무현 대통령은 “중앙에서 특전을 베풀어도 도민내부에서 자치역량을 키울 수 있을 지”우려한바도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우리자신이 자유도시건설과 자치도시행을 위한 이 웅비의 기회를 어떻게 슬기롭게 헤쳐나갈 것인가 하는 의지와 능력여하에 달려있다. 시계바늘은 결코 거꾸로 돌릴 수 없다.   

<송원옥/前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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