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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정보]한라산 등반-구상나무군락
입력 : 2004. 04.23. 14:35:06
짙어가는 봄!

'테르펜향기' 넘치는

구상나무숲으로 떠나자




 몇 년 전만 해도 생소하게 들리던 ‘산림욕’이 지금은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생활용어가 되었다. 산림욕이란 울창한 숲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 것. 숲이 주는 혜택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으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자연 건강법이라 할 수 있다.

 숲속에 들어가면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는 나무에서 분비되는 향기로 ‘테르펜(terpene)’이라는 물질 때문이다. 테르펜은 활엽수보다 침엽수에서 더 많이 방출되며 그 종류만 1백 가지가 넘는다. 잘 알려진 알파-피넨을 비롯한 정유 수지 카로틴, 피톤치드 등이 있다. 이것은 톡 쏘는 듯한 향기성 성분으로 우리 신체에 흡수되면 피부를 자극해서 신체의 활성을 높이고 피를 잘 돌게 하며, 마음을 안정시키고 혈압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박테리아, 곰팡이, 기생충, 곤충의 성장을 억제시키거나 죽이는 살균 작용을 한다. 이런 기능 때문에 테르펜은 살충제, 살균제, 방부제 등의 원료가 되고, 피부자극제나 소염제, 소독제, 피로회복제로도 쓰인다. 나무에서 분비되는 테르펜은 휘발성으로 공기 중에 섞여 있다. 따라서 숲속에서 호흡을 하는 것만으로도 이 테르펜을 몸속 깊숙이 받아들일 수 있다. 그렇지만 모든 숲이 동일한 테르펜 함유량을 갖는 것은 아니다.

 침엽수림이 삼림욕에 좋다고 하는 이유는 침엽수가 다른 식물보다 테르펜을 더 많이 분비하기 때문이다. 또한 같은 숲이라도 침엽수림이 산림욕에서 중요하게 거론되는 음이온도 더 많이 가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침엽수종 가운데는 구상나무가 테르펜 발산량이 단연 으뜸이다. 소나무보다 무려 2∼3배에 이른다. 구상나무(Abies koreana)는 한국에서만 자라는 특산 수종으로 지리산, 덕유산 등 남부지방 해발 1,000m이상 고산대에 희소하게 분포한다.

 그러나 구상나무 세계최대 군락지는 한라산에 있다. 한라산의 해발 1,300m부터 정상까지 분포된 구상나무숲 면적은 7.22㎢(약 217만평)에 이른다. 이것만으로도 한라산은 세계에 자랑할만한 식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한라산 모든 등산로 마다 구상나무가 분포되고 있지만 특히 성판악등산로와 영실등산로는 넓고 울창한 구상나무숲을 통과하고 있어 구상나무 향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등산할 수 있다. 제주도민은 큰 수고로움 없이 구상나무 산림욕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셈이다.

 짙어가는 봄! 사랑하는 가족과 또는 친구와 등산도 하면서 한라산의 아름다운 구상나무숲에서 짙은 타르펜 향기로 산림욕까지 즐기는 특권을 누려보는 것이 어떨까?

/강기환-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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