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시사풀이
[6·13 지방선거]'愼-禹' 양분…정책대결 아쉬움
/조상윤 기자 sycho@hallailbo.co.kr
입력 : 2002. 06.13. 13:01:04

△도지사선거 무엇을 남겼나


 6·13 지방선거의 핵심이면서 가히 ‘3차대전’이라 불릴만큼 뜨겁게 달궈졌던 도지사 선거가 종막을 눈앞에 뒀다.
 이번 도지사 선거는 16일간의 열전에 앞서 한나라당 신구범 후보와 민주당 우근민 후보간의 전초전이 이미 지난 2월부터 ‘성희롱’사건으로 불 붙기 시작했다.
 본격 선거운동에 돌입하기 전 부터 사법기관의 판단에 당락을 맡겨야 할 정도로 선거국면은 한쪽으로 기운 듯 싶었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두터운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어 섣부른 판단은 꼬리를 감추며 표를 통한 심판을 받자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제주사회를 양쪽 진영으로 나눌만큼 파괴력이 엄청났다.


 ◇쟁점=이번 선거의 특징은 후보간에 쟁점이 없었다는 것이다. 민선 2기의 공과와 공약을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했던 돌발변수로 그나마 기대됐던 쟁점마저 실종돼 버렸다.
 더구나 민선1기때 문제시됐던 부채규모와 폐기감귤처리 공방 등이 선거운동기간 초반을 장식하며 상당수의 도민들을 식상케 했다. 결국 양 진영간에 거짓말 논쟁을 촉발시키며 이전투구의 양상으로 변질됐다. 그렇지만 폐기감귤 처리문제는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여진은 계속될 전망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뒤늦은 공약논쟁=부채규모와 폐기감귤 처리문제가 다소 소강국면을 보이자 후보간에는 국제자유도시건설로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됐다.
 신 후보는 특별법을 개정하고 삼다수 및 풍력발전 등을 통한 토착자본화로 제주주도의 자유도시 건설을 주장했다. 반면 우 후보는 삼다수의 마구잡이 개발은 지하수 고갈로 이어지는 등 토착자본화는 허구라고 맞서 선거 종반전을 장식했다. 마침내 실현 가능성 여부에 초점이 모아졌지만 검증할 수 없는 메아리로 끝나 버렸다.
 ◇선거운동=사활을 건 승부다 보니 양쪽 진영 모두 세대결을 모토로 한 대세론을 잡기에 혈안이 됐었다. 거리유세나 정당연설회에 몰려든 숫자만으로도 우열을 가를 수 있다는 전략이 작용하면서 도전역이 떠들썩 했다.
 11일 열린 두 후보의 정당연설회는 도내 선거역사상 가장 많은 청중들이 몰려들어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게 된 것도 이번 선거가 남긴 산물이다. 그러나 4회의 연설회중 두차례는 같은 시간대에 열려 후보자를 선택하지 못한 유권자들의 비교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과제=지난 95년부터 신파, 우파로 나눠진 도민사회는 이번 선거를 통해 극명하게 편이 갈라졌다. 선거가 끝날때마다 단골메뉴로 떠오르는 ‘도민 대통합’이 다시금 회자되게 됐다. 두 후보 모두 이번이 마지막이라 공언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분열은 없을 것이라는 예상속에 승자는 껴안는 아량을, 패자는 승복과 함께 승자를 축하하는 성숙된 모습을 도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